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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을 ‘반MB 연대’ 다시 시험대… 7·28 재·보선 ‘핵’으로(경향)

말글 2010. 6. 19. 09:18

은평을 ‘반MB 연대’ 다시 시험대… 7·28 재·보선 ‘핵’으로(경향)

 최우규 기자
 
ㆍ이재오 맞선 단일화 민주·민노 등 온도차
ㆍ조국·손석희 교수 등 ‘제 3후보론’도 솔솔

7·28 재·보선의 전체 판도를 가를 핵심 지역으로 서울 은평을이 꼽히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전 대표에게 ‘뜻밖의’ 패퇴를 당한 한나라당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재도전이 확정되면서다. 야권으로서는 은평을이 ‘MB(이명박 대통령) 심판’의 무대로 매김되면서, 6·2 지방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한 야권 연대의 재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오 위원장은 지난 17일 경기 연천군의 한 행사에서 은평을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묵묵히 돌파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명박 정권하에서 개인의 영광은 마다할 수 있지만 개인의 고난은 피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출마를 재확인한 것이다.

야권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승부처로 보고 있다. 민주당 윤호중 재·보선 기획단장은 18일 전화통화에서 “이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 직계이며 4대강의 전도사”라며 “이곳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에 야권 전체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이 국민의 뜻인데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은평을에 이 위원장이 나온다는데 반드시 이겨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공히 은평을 선거를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도 4대강 사업 강행 입장을 고수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야권이 은평을을 ‘MB심판 장’으로 보는 공통된 인식에도 불구, 후보는 난립 상태다. 6·2 지방선거 때 확인된 심판론의 위력이 재·보선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만 해도 장상·윤덕홍 최고위원, 한광옥·정대철 상임고문, 고연호 지역위원장, 송미화 전 서울시의원, 최창환 전 부대변인 등이 나섰다. 하지만 “이재오 위원장을 꺾기에 경량급이거나 흘러간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김근태 상임고문이나 손학규 전 대표 등 거물급 차출론이 제기된다. 민주노동당 이상규 서울시당위원장, 국민참여당 천호선 최고위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러한 각축 속에서 서울 은평을은 야권 연대의 중심이자 척도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양보 가능성을 낮춰 잡고 있다. 정세균 대표도 최근 “연대는 해야 하지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전국 선거는 연대가 쉬운 편이지만 재·보선은 좀 다르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기반이나 조직적인 영향력이 있다고 야권 후보로 결정되기보다는 새로운 인물, 주민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정당의 후보가 돼야 한다”면서 민주당 ‘패권’ 의식을 경계했다.

이처럼 각 당의 각축이 팽팽하자 야권 전체의 지지를 아우를 수 있는 ‘제3 후보론’도 거론되고 있다. 진보통합을 외쳐온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신경민 전 MBC 앵커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연합 후보감으로 거명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들 중 일부를 영입, 야권 연대 후보로 제시함으로써 다른 야당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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