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 ‘일자리 300만개’ 헛공약… 후반기 4대강 ‘헛심’ 예고(경향)
ㆍ대북정책 - ‘비핵·개방·3000’ 사실상 폐기, 천안함 등 악재로 경색 장기화
이명박 대통령이 25일로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게 된다. 지난 2년 반에 대한 평가를 위해 이 대통령이 2007년 대선에서 제시한 핵심 공약의 이행 정도와 향후 추진 방향을 점검했다. 대표적 경제공약인 ‘7·4·7’과 ‘일자리 300만개 창출’, 남북관계 비전으로 제시한 ‘비핵·개방·3000’, 국민 반대에 밀려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서 방향을 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그 대상이다. 임기 반환점을 돈 이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 방향과 성취 역시 이들 부문에서의 공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대선 공약인 ‘비핵·개방·3000’ 구상에 압축돼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실현하고 개방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어주겠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북한이 남측 의도대로 따라오지 않으면 어떠한 지원도 해주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북한의 변화’를 선행 과제로 요구한 이 제안은 지난 2년 반 동안 말뿐인 구호로만 기능했다. 지난해 9월 ‘그랜드바겐(일괄타결)’ 제안으로 변신하기도 했지만,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임기 전반기가 지나도록 1단계에도 착수하지 못한 상태여서 사실상 폐기 상태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압박 정책은 출범 직후부터 시작됐다. 먼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연간 30만~40만t씩 제공하던 대북 식량·비료지원을 중단했다. 민간 교류도 ‘선별 승인’ 방식으로 통제했다. 2007년 정부와 민간 부문을 합쳐 2892억원이던 대북지원 규모는 현정부 출범 후 2008년 1163억원, 2009년 837억원으로 급락했다. 정부 부문만 계산하면 2007년 1983억원에서 지난해 461억원으로 2년 만에 76%가량 격감했다.
침몰된 지 29일 만인 지난 4월24일 천안함의 함수가 대형 크레인으로 인양돼 바지선 위에 내려지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은 그러나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북한은 더욱 강경하게 대응했다. 2008년 3월27일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의 남측 당국자 추방을 시작으로 그 해 12월엔 ‘남북간 육로통행제한’, ‘개성공단 체류인원 제한’ 등을 담은 12·1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해 1월에는 ‘전면적 대결태세 진입’을 선언하기도 했다. 여기에 2008년 7월 금강산 남측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지난해 3~8월 개성공단 근로자 유성진씨 억류 등의 돌발사태가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올해 3월26일 천안함 침몰 사건이 일어나면서 사실상 남북관계는 전면적 동결 상태에 빠졌다.
현재로선 집권 후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경색국면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정부는 대북정책 기조를 견지할 태세다. 여기에는 ‘압박정책으로 북한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있다. 이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통일세’ 역시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했다는 지적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통일세는 북한의 ‘급변사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현 정부가 북한의 붕괴와 흡수통일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면, 남북관계는 20년 전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북간 대립과 불통이 심화되고, 6자회담 등 외부 변수가 있지만 한반도 문제를 남북이 풀어갈 지렛대는 무너진다는 의미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지난 22일 당·정·청 ‘9인 회의’에서 정부에 대북 쌀지원 재개를 제안했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이 ‘백기투항’을 하지 않는 이상, 북한 수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북한대학원대 양무진 교수는 “남북대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건은 언제든지 돌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북한핵과 천안함 문제를 모든 사안과 연계시키는 한 대화의 실마리는 풀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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