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대통령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청계천이었다면, 김문수 경기지사에게는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있다. 정치권에서는 2일 "이명박 대통령이 'KTX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에 GTX를 포함시켜 김 지사에게 큰 선물을 줬다"는 말이 나왔다.GTX는 지하 40~60m 땅속을 평균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열차로 '김문수 경기도'가 작년 4월부터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어디든 1시간 내에 갈 수 있게 하자는 계획인데 일산~동탄, 송도~청량리, 의정부~금정 등 3개 구간 총 174㎞를 예정하고 있다. 수도권 주민 80%가 찬성하지만 관련 부처인 기획재정부 등은 소극적이었다. '지역 균형 발전, 경제성 등을 고려해 봐야 한다'는 이유였다.
- ▲ 왼쪽부터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지사.
반면 김 지사는 정치 생명을 걸었다. 지난달 18일 "이명박 대통령이 노태우보다 통이 작다. 대한민국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대통령이 GTX사업에 도장을 빨리 찍어주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나온 말이었다.
이런 상태였던 사업이 1일 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한 'KTX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에 포함됐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도 실무 부처는 부정적이었지만 이 대통령이 직접 '적극 검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핵심 정책 참모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도 이날 행사에서 "사회 통합과 친서민정책 측면에서도 GTX가 필요하다. 서울 집값이 비싸 외곽으로 나가게 된 서민들이 쉽게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친서민 기조를 반영한 것"이라고 지원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과 독대한 직후였던 지난 2월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나라 전체 철도체계 속에 묶어서 결론을 짓겠다고 하셨다"고 밝힌 적이 있다. 결국 그 말대로 된 셈이다. 청와대와 정치권에선 "최근 김 지사가 대통령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잇달아 내놔 두 사람 사이가 불편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지만 다시 다른 양상이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