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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바꿨던 의학용어 다시 한자로(조선)

말글 2011. 1. 17. 09:06

한글로 바꿨던 의학용어 다시 한자로(조선)

 

김경화 기자 peace@chosun.com

 

입력 : 2011.01.17 03:01

 

눈알은 '안구(眼球)'로, 지라는 '비장(脾臟)'으로, 고름집은 '농양(膿瘍)'으로…. 4년 전 한글 중심으로 재편됐던 의학용어들이 무더기로 다시 한자어로 복귀됐다.

올해 1월 1일자부터 시행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6차 개정안에서는 2007년 5차 개정에서 순수 한글명칭으로 변경됐던 의학용어의 상당수가 다시 한자어로 환원 조치됐다.

특히 장기(臟器) 명칭은 대부분 한자어로 개정돼, 5차 개정안에서 '콩팥(신장)'으로 표기토록 했던 것은 '신장'으로, '넓적다리뼈'는 '대퇴골'로, '무릎'은 '슬'로, '단단 입천장'은 '경구개(硬口蓋)'로 통일됐다.

또 어린이들이 자주 걸리는 전염병인 '수족구병(手足口病)'도 공식 명칭이 '손입발병'이었으나, 이번 개정에서 수족구병이 공식명칭으로 확정됐다.

주무 부처인 통계청 송금영 통계기준과장은 "5차 개정에서 무리하게 토박이 한글 낱말로 바꾸면서 생경한 단어가 공식명칭이 되는 등 어색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KCD 6차 개정 연구 책임자인 서울의대 지제근 명예교수는 "'의협의학용어집'을 가장 중요한 참고자료로 삼아 의료계에서 지배적으로 쓰이는 명칭을 기준으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의료계에서도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지고 뜻이 명확한 경우 한자어가 한글 단어로 변경된 사례도 많았다. 이번 개정에서 '수지(手指)'는 '손'으로, '구강(口腔)'은 '입'으로, '원공(圓孔)'은 '구멍'으로 공식명칭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