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소득比 금융부채비율 5년새 26%P 증가
미국·영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 추세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가계부채를 줄여가는 미국, 영국 등과는 달리 한국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수준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4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146%로 전년 143%보다 3%포인트가 증가했다.
우리나라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05년 120%, 2006년 129%, 2007년 136%, 2008년 139%, 2009년 143%, 2010년 146%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인 미국이나 가계부채 문제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인 영국은 2007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와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05년 129%에서 2006년 134%, 2007년 136%로 증가했으나 2008년 128%로 급감했고 2009년 125%, 2010년 120%로 줄어드는 추세다.
영국 역시 2005년 151%, 2006년 161%로 증가하다 2007년 170%로 절정에 달했으나 2008년 167%, 2009년 160%로 점차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영국에서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주택 압류를 통해 강제적인 부채축소(디레버리징)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이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았던 우리나라는 주택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택규제를 완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가계부채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09년 이후 지속되는 전세가격 상승세가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가계부채를 악화시킬 수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세가격 상승률은 3월 기준 2008년 0.6%에서 2009년 0.1%로 바닥을 친 뒤 2010년 0.7%, 2011년 1.7%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입주물량은 크게 감소했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본격화에 따라 전세의 월세 전환 수요는 늘어나면서 앞으로 전세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또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세가격이 추가로 오른다면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과 같은 물가상승기에는 주택시장 심리가 조금만 개선돼도 부동산시장으로 시중자금이 유입돼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한다.
한은 금융안정분석국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주택 거래량 증가와 함께 주택시장이 회복되자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면서 "주택가격이 오르면 거래가 많아지고 대출수요를 늘려 가계부채 규모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eu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5/04 06: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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