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웃는 홍준표 대표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기용설 등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1.7.14 seephoto@yna.co.kr |
"차기 대선 꿈 없어..대선주자의 `튼튼한 다리' 되겠다"
李대통령과의 40분 독대내용 질문엔 "국가기밀" 입닫아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황철환 기자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4일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현 정부의 집권 말 여당 대표로서의 구상을 밝혔다.
7.4 전당대회 과정에서 공약한 친서민 정책으로의 기조 전환을 비롯해 당정관계, 자신의 정치적 `역할론'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개진했다.
홍 대표는 2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회 말미에 "가장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31살, 29살 두 아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가장 존경하는 인물란에 홍준표라고 적은 점"이라며 자부심도 피력했다.
그는 정리해고 문제로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이 민주노총을 방문한 전례가 없지만, 민노총을 방문해서 이 문제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청 관계 = 홍 대표는 자신이 추진하는 친서민 정책이 정부의 정책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당청 일체'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대기업에 있는 100조원이 중소기업과 서민에게 내려오지 않는다는 지적은 사실로 보여지며 이 돈이 흘러내려 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이 정부의 정책기조"라며 "당이 추진하는 친서민정책 강화와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MB 정권'의 탄생 주역인 홍 대표도 더 어려워진 서민경제에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책임은 있다고 본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정부를 감싸는 듯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홍 대표는 전날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주례회동 대신 상시 대화채널을 유지키로 한 점도 거론하며 "하루에 두 번이라도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겠다. 대통령도 당의 선도론에도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의 40분에 걸친 단독회동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말이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잘해보자고 그랬다"라고만 전하고 "국가기밀이라 말씀을 안드리겠다"며 입을 닫았다.
패널로 나선 연합뉴스 조복래 정치에디터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당복귀, 박근혜 전 대표의 활동 등에 대한 얘기들이 오가지 않았는가"라고 물었으나, 그는 "대통령이 단독회동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당 대표가 하는 것은 (안된다)"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홍준표 역할론' = 홍 대표는 "나는 차기 대선에 대한 꿈이 없다. 당헌상 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2012년 대권 도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대신 "나는 브리지 역할만 하겠다"면서 "대선 후보들이 안정되게 강을 건널 수 있는 튼튼한 다리를 만들어주고 병풍 역할을 하겠다.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 당내에서 부는 바람 막아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7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정치하는 사람의 종국적 목표는 국가경영이다. 저라고 왜 생각이 없겠냐"며 "내년 총선이 지나고 대선을 잘 치러 재집권하면 다음에 뭐할지는 그때 생각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그는 "해방 이후 한국 역사를 보면 건국시대, 박정희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를 지났고 다음 한국의 시대정신은 통일로 가기 전에 북한을 먹여살리기 위해 부자로 가는 `선진국 시대'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국 시대에 진입할 때까지는 정권이 유지돼야 한다"면서 "그 역할을 위해 당을 개혁하고 변모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공천혁신ㆍ물갈이론 = 홍 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현역 물갈이론'에 대해 "의원으로서 능력이 되고 일을 잘하는 사람을 (왜) 물갈이 하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는) 30∼40%를 물갈이하고, 물갈이를 해온 분이 (다시) 물갈이 대상이 되지만 미국은 95%가 재공천한다"면서 "부적절한 인사는 곤란하지만 물갈이에 집착하다 보면 이기는 공천을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물갈이 공천이 없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모두발언하는 홍준표 대표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대표는 토론회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되찾기 위해 서민과 현장, 신뢰라는 세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당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1.7.14 seephoto@yna.co.kr |
공천혁신과 분위기 조성을 위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총선 불출마는 쇼이고 이벤트"라며 "의원직을 버리고 원외대표가 되겠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런 이벤트는 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최근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벌어진 당 지도부의 내분과 관련해서는 "정치력을 발휘하려면 자기 것을 다 내놓아야 하고 너도나도 다 좋아야 하는데 나는 (지금껏) 정면돌파하는 식으로 살아와 정치력 부족을 인정한다"고 시인했다.
◇총ㆍ대선 전망 = 홍 대표는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에서 120∼140석 내외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대로 가면 120석 전후로 보지만, 친서민 정책을 강화하고 당이 한마음이 되고 국민신뢰를 회복하면 140석 전후가 될 것으로 본다. 그러면 (총선에서) 선전한 것으로 보고 내년 대선도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대선후보 결정시점인 내년 8월과 이후 대선까지 당대표를 맡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임기는 총선까지지만 잘 하면 연장해서 맡아달라는 전례가 있기 때문에 요청이 있으면 하겠다"고 답했다.
내년 대선의 이슈에 대해서는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 내년 대선에서 복지논쟁이 가장 큰 화두가 되는 이유"라며 "사회양극화 완화 방안이 내년 대선의 키워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면 그것이 복지이지만, 서민에게는 기회를 줘야 한다. 자유를 주는 것은 가난한 자유만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세론.."손학규 가장 위협적" =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자신의 `박근혜 대세론' 발언과 관련, "어느 후보를 편드는 것이 아니라 현재 국민 여론과 상황이 그렇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모든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다른 후보 지지도를 합쳐도 못 따라가지 않느냐. 현재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지 시대정신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세론은 이회창과 이명박 중 어느 대세론에 가깝느냐"는 질문에는 "2007년 이명박 대세론과 유사한 형태로 가지 않겠느냐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까지 유력 대선후보 중에서 개인적 문제를 가진 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복지나 서민에 대한 정책만 강화하면 박근혜 대세론은 그 형태가 이명박 대세론 쪽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를 가수 이미자씨에 비유한데 대해서는 "이미자씨가 (여성그룹) 씨스타의 효린 노래도 잘 부른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라며 "부총리까지 하신 분이 정치력이 부족하다"고 맞받았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표의 경쟁자로 오세훈 서울시장, 정몽준 전 당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4명을 꼽았으며 "싱거운 경선이 되지 않겠느냐"는 패널의 질문에는 "단일화하면 문제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에 가장 위협적인 야권 대선후보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꼽았다.
◇무상급식ㆍ남북관계 = 홍 대표는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 회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이걸(무상급식) 투표하는 것은 답답하지만 이왕 저질러 버렸고 한나라당 시장이 추진하고 있고, 방향은 맞다 싶어 어떻게 하지 말라고도 하라고도 하지 못할 입장이라 회의에 붙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책 포퓰리즘 논란에 관해서는 "정치인은 포퓰리스트가 아니면 정치를 못하고 포퓰리스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라며 "국가재정을 파탄시키는 것은 나쁜 포퓰리즘으로, 우파는 책임있는 포퓰리즘이다"라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이명박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남북관계를 전향적으로 풀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고, 나도 기본적으로는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보지만 북한 사정이 굉장히 복잡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quintet@yna.co.kr
hwangc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7/14 16: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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