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여야 잠룡들 `8월 정국' 구상은(연합)

말글 2011. 8. 7. 14:48

여야 잠룡들 `8월 정국' 구상은(연합)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범현 기자 = 내년 대선 후보군인 여야 잠룡(潛龍)들이 각개약진 형태로 한여름 정국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정치 하한기인 예년의 8월과 달리 올해는 임시국회가 소집된 탓에 국회 활동에 참여하면서도 9월 정기국회를 비롯해 향후 정치행보 본격화에 대비한 구상을 가다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제외한 여권 주자들이 대체로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야권 주자들은 야권통합에도 관심을 쏟는 모습이다.

◇여권 = 각종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외견상 조용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활동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서 물밑에서는 치열한 대권 준비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관측이다.

그는 무엇보다 9월 정기국회에서 펼쳐보일 `박근혜 정책'을 최종 점검하는데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월 국회에서의 상임위 활동과 이달말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제외하면 공개적 외부 활동은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준 전 대표는 `내공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치ㆍ복지ㆍ중소기업ㆍ독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문교수단과 매주 두차례 이상 세미나를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내달초 출간할 자전적 에세이 집필의 마무리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의원 130명의 서명을 받아 일본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던 그는 북한인권법, 한진중공업 사태 등 현안에서도 목소리를 내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 복구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수해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안보 행보'에도 나설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한 관계자는 "북한인권법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 서울시장에게 8월은 가장 혹독한 한 달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유례없는 수해를 당한데다 오는 24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가름하는 시험대에 서기 때문이다.

오 시장측 관계자는 "수해 조기복구와 함께 많은 서울시민이 주민투표를 정확히 알고 관심을 갖도록 하는데 정신 없는 한 달을 보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거취도 주목된다. 한때 8월 당 복귀설이 나돌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결정에 달린 문제인 만큼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 장관은 장관직에 있으면서 소외 지역ㆍ계층과의 소통을 이어가는 한편 8월 국회에서 주요 법안이 처리되도록 `낮은 자세'로 물밑 지원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 야권 잠룡들은 각자 관심 분야의 의정활동이나 정책연구에 주력하면서도 내년 총ㆍ대선 승리의 전제조건으로 대두된 야권 통합 진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물밑 노력을 하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8월 임시국회를 진두지휘하면서 민심 청취를 위한 현장방문을 이어가는 등 당 대표로서 활동에 전력할 계획이다.

우선 민심청취를 위한 `동고동락 민생실천'의 마지막 테마인 재벌개혁 행보를 주초까지 마무리한 뒤 10일부터 사흘간 하계휴가에 들어간다.

휴가에서 복귀하면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 행사에 적극 참여해 DJ 정신의 계승과 발전에 앞장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계획이다. 간헐적으로 제기된 정체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DJ 적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 21일 시민사회단체의 희망시국대회 준비에 방점을 두고 있다. 9월 정기국회 때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4대강 현장 방문에도 나설 예정이다.

정 최고위원 측은 "노동, 환경,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정책이 야권 통합의 고리가 될 수 있다"며 "활발한 정책활동을 통해 통합에 기여할 방안을 찾는 것도 정국구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싱크탱크 `국민시대'에 참여한 교수 등 전문가들과 함께 재벌개혁과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마련하는 작업에 심혈을 쏟고 있다. 구체적인 대안은 정기국회에서 관련법안 발의 등을 통해 제시할 계획이다.

정 최고위원은 야권통합과 관련해 제시한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과 민주당의 선도통합론을 야권 주요 인사들에게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야권 주자 중 손 대표와 함께 양강으로 부상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야권 통합의 전도사 역할을 가속화하고 있다.

학계, 시민사회, 종교계 등 원로들이 지난달 26일 출범한 원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시민사회 중진 활동가들과 만나 향후 통합 추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일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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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8/07 10: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