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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불출마? 친박 “그래도 난 출마하련다”(동아)

말글 2012. 2. 7. 09:28

박근혜 불출마? 친박 “그래도 난 출마하련다”(동아)

 

기사입력 2012-02-07 03:00:00 기사수정 2012-02-07 09:07:00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4·11총선 지역구 불출마 수순을 밟고 있다.

6일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찾은 박 위원장은 정월대보름 달맞이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4·11총선 불출마 여부와 관련해 “조만간 지역구민들의 얘기를 전달 받고 빠른 시일 내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자신의 지역구 불출마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박 위원장의 최종 결정에 따라 영남권 등의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들도 거취에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비례대표 후순위?

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책임이 막중하고 당 쇄신도 하면서 총선도 또 치러야 하고, 이런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총선 관리에 책임을 지게 된 만큼 지역구 출마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달맞이 행사에 앞서 박 위원장과 지역당원 50여 명이 참석한 오찬에선 당원 대다수가 “여기(지역구)는 신경 쓰시지 말고 큰일을 하시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사실상 지역구 불출마에 무게를 실었지만 지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기 위해 분명한 태도 표명은 하지 않았다. 이르면 7일 당 의원총회나 9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이나 세종시 등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는 방안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례대표 후순위로 이름을 올려놓고 전국 선거를 지휘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 용퇴론 압박 받는 친박·중진 의원

박 위원장이 총선에서 지역구 불출마로 방향을 잡으면서 친박계 고령·다선 의원들의 용퇴 여론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친박계 다선·고령 의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접촉한 수도권과 영남 지역 친박계 다선·고령 의원들은 전원 “이번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6일부터 접수가 시작된 공천 신청 서류를 준비하고 있었다.

새누리당의 초강세 지역이면서 주로 친박 의원들로 이뤄진 대구 지역에서도 이해봉 의원 이후 불출마 움직임이 없다. 한 대구 지역 의원은 “현역 25% 컷오프가 도입되면서 다선 의원들이 ‘초·재선에 밀릴 게 없다. 지역에서 검증받자’는 오기로 용퇴보다 공천 신청을 택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당 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서 어떻게 처신하는 게 당에 도움이 될지 고민 중”이라며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생각이 바뀌는 판이다”고 말했다.

친박 측 관계자는 “중진 의원들이 박 위원장의 지역구 불출마 결정 이후에도 아무 움직임이 없다면 박 위원장이 결심한 ‘자기희생’의 파급력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며 “성공적인 인적쇄신을 위해서는 본격적인 공천 심사가 시작되는 지금이 불출마 타이밍인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 공천신청 접수 첫날 2명 신청

새누리당이 총선 공천신청 접수를 시작한 이날 신청자는 각각 제주 서귀포시와 대구 달서갑에 신청한 정은석 전 한나라당 정책자문위원과 김종윤 전 부패방지위원회 법무관리실 서기관 등 2명에 불과했다. 일부 예비후보들은 ‘낙천 시 행보’에 대해 자필로 쓸 것을 포함한 서약서와 관련해 “좀 더 고민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본보 6일자 A1 새누리당 “공천 탈락땐 불출마” 서약서 받는다
A6 새누리 현역의원 ‘1.75 공포’

당 안팎에서는 7일 오후 예정된 ‘당명 의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건은 당명 개정에 대한 의견 수렴이지만 공천위 구성 과정에서 진영아 패트롤맘 회장의 낙마, 당명 개정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 등 ‘박근혜 리더십’에 대한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시일에 쫓겨 의원들의 의견을 미리 묻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정중히 사과드리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