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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사장, 특혜의혹 무용가 공연에 ‘정명훈급’ 대우 논란(한겨레)

말글 2012. 5. 3. 17:30

김재철 사장, 특혜의혹 무용가 공연에 ‘정명훈급’ 대우 논란(한겨레)

 

등록 : 2012.05.03 15:24수정 : 2012.05.03 16:15


 

(MBC) 김재철 사장이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을 걸어가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ㅈ씨가 이끄는 무용단 1시간 1회 출연료 4300만원…다른 출연자의 40~10배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1회 지휘료 4200만원보다 높은 가격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이 수년에 걸쳐 각종 특혜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재일동포 무용가 ㅈ(54)씨가 이끄는 무용단이 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 부대행사에 출연하면서 다른 출연자의 40~10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ㅈ씨 출연과 출연료 지급 과정에서 김 사장이 깊이 개입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ㅈ씨가 이끄는 무용단은 경연으로 치러진 본공연이 아닌 부대행사에 출연해 1시간 가량 공연해 4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한국 음악가 중 최고대우를 받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1회 지휘료 4200만원보다 높은 액수이다.

 

ㅈ무용가가 공연한 가무악극 ‘궁’ 포스터

 

3일 <한겨레>가 입수한 전주문화방송의 출연료지급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 전주대사습놀이에서 가무악극 ‘궁’을 무대에 올린 ㅈ씨의 공연기획사 예빛아트에 4300만원을 지급했다. 같은 행사에 출연한 민요국악 가수들은 100만~400만원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방송 노조쪽은 “김 사장은 전주문화방송 간부들에게 ‘행사비용을 협찬을 얻어 내려보낼테니 본행사 이외에 올해부터는 부대행사도 하라. ㅈ씨 무용단을 부대행사에 집어넣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특히 출연료를 5천만원으로 지정해 챙기기까지했다고 노조쪽은 주장했다.

 

김 사장이 내려보낸 2억2천만원은 시중은행으로부터 협찬 받은 금액으로 알려졌다. ㅈ씨쪽에 출연료로 지급한 금액은 김 사장이 내려보낸 전주문화방송의 행사비용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노조쪽은 “전주대사습놀이 핵심관계자가 평소 친분있는 ㅈ씨를 통해 김 사장을 직접 만나서 대규모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ㅈ씨가 김 사장에게 행사에 대한 파격지원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음악·국악계 등 예술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한국 무용계에서 차지하는 ㅈ씨의 위상에 비춰 터무니 없이 높은 출연료”라고 입을 모았다. 한 음악계 인사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한국 음악계에서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정명훈씨의 경우 2시간짜리 서울시향 지휘에 4200만원을 받는다”면서 “정씨의 출연료에는 공연 뿐아니라 며칠간 연습과 리허설까지 포함한 금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ㅈ씨가 출연료로 43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요무형문화재인 안숙선 명창의 경우도 국립단체 공연에서는 1~2시간 기준으로 200~300만원, 외부공연은 같은 기준 500만~1000만원 수준이다. 1~2시간 1000~2000만원을 받는 인기 높은 현대무용단 안애순무용단(단원 10명 출연료 포함)보다도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한 무용계 인사는 “ㅈ씨는 이름은 알려져 있지만 대단히 평판 높은 무용가는 아니다”라며 ㅈ씨의 출연료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김 사장의 ㅈ씨에 대한 특혜지원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화방송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서울과 안동에서 열린 뮤지컬 <이육사>를 ㅈ씨 기획사에 맡기라고 지시하면서 기업 협찬금 12억원 가운데 9억여원을 ㅈ씨에게 밀어주었다고 한다. 뮤지컬 <이육사>는 티킷 판매실적이 매우 저조했고, 거의 모든 공연은 무료 배부한 초대권으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울산, 청주문화방송 사장, 본사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7년간) ㅈ씨와 ㅈ씨 기획사에 20여건의 특혜를 배풀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문화방송 기획조정본부장은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ㅈ씨는 최승희 전수자로 상당히 수준 높은 공연인”이라며 특혜지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