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작년 부동산 자료는 열람… TF 없었다”
이진동 기자 jaydlee@chosun.com
입력 : 2007.07.14 00:28 / 수정 : 2007.07.14 04:09
- ▲ 이상업 전 차장
- 국가정보원이 2년 전 한나라당 경선 후보인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스크린(조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던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 팀은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 공사 완공(2005년 10월 1일) 시점을 전후해 당시 국가정보원 이상업 국내담당 차장이 주도해 만들었다고 국정원 관계자들이 증언했다.
국정원의 고위간부는 이날 “막대한 국가 예산을 들여 복원한 청계천을 이 시장이 지나치게 자신의 치적으로 부각하는 것을 이상업 당시 차장이 못마땅하게 봤다”면서 “이 전 차장의 지시로 이 시장 스크린팀이 가동됐다”고 밝혔다. 이 전 차장은 문희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매제이다. 이는 “국정원이 전담팀을 만들어 ‘이명박 X파일’을 작성했다”는 지난 8일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의 주장과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국정원의 이 간부는 “이 시장이 청계천 홍보에 예산을 20억~30억원을 쓰는 등 과도하게 홍보한다는 정보가 있어 이 전 차장이 스크린을 지시한 것”이라며 “옛 서울시 지부 격인 ‘협력단’ 조직을 스크린팀으로 이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간부는 “이 시장을 대선 주자로 보고 동향을 파악한 X파일 조사팀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이 시장 스크린팀에는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의 부동산을 열람한 것으로 드러난 K씨와 상관인 과장 L(현재2급)씨, 부단장 P(2급)씨, 단장 K(1급)씨 등이 계선상 보고 체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의 이 간부는 “이 전 차장의 스크린팀 운영이 문제 소지가 있어 내부에서 반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TF에서 이 후보측 부동산 정보를 열람한 국정원 직원 K씨는 당시 기획부동산의 투기 동향과 공직자 투기 실태 보고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크린팀에 관여했던 한 간부는 국정원 감찰 조사 과정에서 “정보관들이 청계천 광고나 홍보를 어떻게 했는지 잘 몰라 보고도 제대로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전 차장은 연락이 안 됐고, 중간 간부였던 P씨는 답변을 거부했다.
국정원은 이날 ‘행자부 자료 열람 경위 중간 조사 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K씨의 이 후보 처남 부동산 자료 열람은 2006년 8월로, 한나라당이 이명박 X파일을 작성했다고 주장한 시기와도 맞지 않고, 국정원은 2005년 정치인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 후보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은 2005년 3월 당시 정권 실세와 인척 관계에 있던 이모(이상업) 차장 산하에 이명박 TF를 구성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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