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세대결 점입가경" 이명박·박근혜 지지자 면면

말글 2007. 7. 14. 10:31
  • 양캠프, 본선 뺨치는 경선 세대결…
  • 하루가 멀다하고 각계서 지지선언

    李…김수한 등 YS직계 대거 참여
    호남·40대 전문직·노조로 외연 확대

    朴… 前 당대표들 영입 “우리가 본류”
    함승희·고건 팬클럽 등 범여권 인사도 합류
  • 정시행 기자 polygon@chosun.com
    김봉기 기자 knight@chosun.com
    입력 : 2007.07.14 00:57 / 수정 : 2007.07.14 03:08
    • “이명박 후보를 지지합니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합니다.” 요즘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나라당의 두 경선후보 캠프 사무실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쪽에서 함성을 지르면, 저쪽에서 북을 두드린다. 등장하는 얼굴도 다양하다. 정치권 인사뿐만 아니라, 연예인, 체육인, 각 분야 전문가, 직능 단체 간부 등 총천연색이다. 한 후보 캠프에서 “우리 쪽으로 올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정작 다른 후보 캠프로 가는 인사, 양 캠프에서 경쟁적으로 끌어당기는 바람에 소매가 찢어질 정도가 된 인사들이 무수하다. 양 캠프가 전례가 드물 정도로 치열한 ‘세(勢) 대결’을 벌이는 이유는 이번 경선을 사실상 본선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모든 카드를 내놓고 ‘풀베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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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후보측

      ◆YS 직계 대거 영입, 우파 재조직

      이명박 후보 지지를 밝힌 정치인 그룹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직계인 ‘민주계’가 두드러진다. 지난 6월에만 YS의 대변인을 지낸 박종웅 전 의원을 시작으로, 김수한 전 국회의장, 김명윤·최형우·이중재·정재철·정재문 전 의원, 전병구 민주동지회 회장 등 민주계 250여 명이 지지선언을 했다. 이들은 ‘민주연대 21’이라는 간판을 걸고 이 후보 캠프 근처에 사무실을 내고 공작정치 규탄운동 등 선거전략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다.

      민주계 핵심인 5선의 김덕룡 의원도 조만간 당내 조직을 이끌고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6일엔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가 지지선언을 할 예정이다.

      중립지대에 머물던 전여옥 의원은 “이명박 후보가 2위로 떨어질 위기를 보여서”라며 지지 입장을 드러냈고, 김진홍 목사가 이끄는 뉴라이트전국연합도 곧 지지선언을 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지난 12일엔 김진호 전 합참의장, 이희원 전 연합사 부사령관 등 예비역 장성 60명이 캠프에서 지지선언을 했다.

      ◆호남·40대 전문직·노조·여성… 외연 확대 총력

      이 후보에 대한 지역별·직능별 지지그룹의 면면을 보면 전통적 한나라당 지지층 너머 외연을 확대하려는 캠프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지난 6일 현 정부 초기 산자부 장관을 지낸 윤진식 서울산업대 총장이 캠프 합류를 밝혔다. 지난달엔 방철호 전 한기총회장 등 광주·전남 지역 종교·문화계 인사 20여 명이, 지난 6일엔 전북지역 교수·학자 60여 명이 속한 ‘새만금개발연구원(원장 고상순 전주대 교수)’이 “이 후보의 새만금 개발 정책의지를 믿는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오는 18일엔 호남지역 농민조직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한다.

      또 전문직 종사자, 자영업자, 지역별 학자와 주요인사 1000여 명이 지지선언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지난 6일 김동인·이광남 전 한국노총위원장 등 64명의 원로 노동운동가 그룹에 이어 현직의 산별·지역별 노조 관계자들도 지지선언 회견을 준비 중이다.

      주호영 후보비서실장은 “경선 승리를 전제로 본선에서의 한나라당 외연 확대를 목표로 조직작업 중”이라며 “20~40대, 불교, 여성, 충청·호남 등을 더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가 13일 서울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이 열린 장충체육관에 들어서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 ◆문화 예술인 37명 지지선언

      탤런트 이덕화씨와 ‘뽀빠이’ 이상용씨 등 연예인 24명이 지난달 27일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상용씨는 고문, 탤런트 이종원 임대호씨는 부단장, 탤런트 김명수 배도환 이정용 정진수씨와 만화가 박광수씨는 특보로 임명됐다. 이 자리에서 이덕화씨가 “각하, 힘내십시오”라고 말한 것이 논란을 일으켰고, 상임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던 산악인 엄홍길씨는 나중에 “캠프에 합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지난 6일엔 부산국제연극제 이사인 배우 전성환씨, 음악평론가 탁계석씨 등 문화예술인 13명도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원로급’ 정계인사 영입은 박희태 선대위원장이 맡고 있다.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도 실무진이 사전 정지작업을 해놓은 각계 핵심 인사들을 마지막으로 접촉해 마무리 짓는 일을 맡는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전국의 현장을 뛰면서 지지조직 선언 이벤트를 직접 주선하고 지지단체 구성시 임원단을 추천하는 등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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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후보측

      ◆범여권 인사들의 지지

      13일 박근혜 후보의 캠프 사무실에서 함승희 전 민주당 의원이 박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함 전 의원은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사건 수사로 이름을 알린 검사 출신이다. 함 전 의원은 지난달 민주당을 탈당할 때 이명박 후보 지지설이 나돌았지만 뜻밖에 박 후보 캠프에 나타났다. 그는 캠프 클린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도 “한나라당 입당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고건 전 총리의 지지 세력이었던 ‘우민회’(팬클럽)와 ‘한미준’(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소속 회원 127명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용휘 전 한미준 회장과 김승철 우민회 대표가 주축이었다. 이때문에 이후 박 후보는 고 전 총리에 전화해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박 후보가 한나라당 본류” 전략

      한나라당 ‘본류’ 인사들은 주로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다. 서청원 전 대표는 지난 4월에, 최병렬 전 대표는 지난달 17일 지지 기자회견을 했다. 서 전 대표는 “박 후보에게 진 빚을 갚으러 왔다”고 했고, 최 전 대표는 “박 후보만큼 흠 없고 본선에서 정권 교체할 후보가 없다”고 했다.

      지난달 20일엔 민자당 때부터 최근까지 당 사무처에서 각종 업무를 총괄해온 전직 실·국장단 52명이 가세했다. 여기에는 이연석(전 조직국장), 허세욱(전 기조국장), 이수담(전 조직국장) 등 전직 국회의원들이 포함됐다.

      또 서청원 전 대표의 주선으로 박희부(민추협 부이사장), 조익현(민추협 부회장) 전 의원 등 상도동계 출신들로 이뤄진 민주화추진협의회 소속 회원 35명도 “민주화를 바로 잡고, 민주화를 완성하기 위해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통’ 세력의 지지를 긁어 모은 것이 외연 확대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 ▲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가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비보이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부산=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 ◆인기 연예인 지지모임 구성도

      중견 탤런트인 전원주 선우용녀 이경진씨, 가수 설운도 배일호 현진영 김혜영(탈북자 출신)씨, 개그맨 이용식 유쾌한 황기순씨 등 연예인 60여 명으로 구성된 ‘한국미래 리더스포럼 연예인 봉사단’도 지난 11일 만들어졌다. 이들은 “우리가 전문 정치인은 아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분이 대통령이 되어야 나라가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쯤은 안다”고 했고, 박 후보를 제2의 선덕여왕으로 비교하기도 했다. 이날 여홍철 전 체조국가대표 등 체육계 인사도 참여했다.

      ◆직능단체·전문가까지 외연확대

      12일엔 대한공인중개사협회 김준현 회장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장시걸 회장이 함께 “박 후보가 어려움에 직면한 국가경제를 구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지지를 선언했다. 대한공인중개사협회는 전국 회원이 3만명,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회원이 6만여 명에 달한다.

      지난 11일에는 회원 7만명에 달하는 전국개별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안철진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 19명이, 고미지 한국여약사회장, 권혁란 여한의사협회장, 고정자 대한미용사회 이사 등의 지지 선언도 이어졌다.

      이 밖에도 이상주 전 교육부총리, 문용린 서울대 교수(전 교육부장관), 정완호 한국과학교육단체 총연합회장(전 교원대 총장),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 등 각계 전문가들도 이미 지지를 밝힌 상태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 참석했다. 박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부산지역 자치의회 의원들과의 만남도 있었다. 강연에 앞서, 홍보대사로 나선 비보이들의 역동적인 브레이크댄스에 박 전 대표의 시선이 붙잡혔다. 옆에 앉은 최병렬 전 대표도 넋을 잃은 모습이다. /김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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