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명박 혼자 남기고 다 사퇴하자"
[프레시안 2007-07-24 12:33:24]
파국으로 치닫는 한나라…"이명박당 아니고 뭐냐"
파국으로 치닫는 한나라…"이명박당 아니고 뭐냐"
[프레시안 송호균/기자]
24일로 예정됐던 한나라당 광주 합동 연설회를 잠정 연기한 당 지도부와 경선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당 내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은 문제의 발단이 된 지난 22일 제주 연설회의 폭력사태에 대해 '네 탓 공방'을 벌이는 한 편 연설회 일정 재개 여부를 두고도 전면전을 폈다.
특히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당원들은 24일 당사에 몰려와 지도부의 조치에 강력 반발하며 진입을 시도하는 등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충돌을 우려해 경선일정을 중단시킨 지도부의 결정이 오히려 더 큰 충돌을 야기한 셈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후보는 물론이고 홍준표, 원희룡 후보까지 당 지도부의 이번 결정을 '이명박 편들기'의 노골적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후보 간 갈등의 확산은 물론이고 당 지도부의 '중립성' 문제까지 도마에 올랐다는 얘기다. 정상적인 경선이 가능할지를 장담하기 어려울뿐더러 경선 후의 거센 후폭풍도 불문가지다.
박근혜측 강력 반발, '경선연기 요구' 주장도
박근혜 후보 측의 홍사덕·안병훈 공동위원장, 최병렬 전 대표, 김무성 의원, 이혜훈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을 항의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홍 위원장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양 캠프를 불러 어떻게 된 영문인지,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입장을 듣고 결정을 해야 했던 것이 아니냐"면서 "제주 연설회 문제는 로고가 있는 티셔츠를 입은 이 후보 측 사람들이 행사장 중앙에 있는 대의원들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잠정 중단'이라고 언론에 제목이 뽑히게 한 것은 우리 쪽의 리듬도 리듬이지만, 국민의 눈으로 볼 때 수권하려는 정당에 이 정도의 관리능력도 없느냐는 오해를 받을까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병렬 전 대표는 "당의 최고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경선관리위원회에 넘길 게 아니라 양 캠프를 불러 나무랄 것은 나무라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면서 "강재섭 대표가 현명한 판단을 하지 못했다"고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이에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은 "두 분의 말씀에도 일정 부분 일리가 있지만, 그 동안 각 캠프 위원장을 수차례 만났다. 경고장과 서한을 보내는 등 무척 노력했다. 언제 양 캠프가 선관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면서 "연설회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침소봉대해서 상황을 악화시켜선 안 된다"고 '자제'를 당부했지만 캠프 내의 강경대응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전날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긴급 비상대책회의에서는 '경선 연기 요구' 등 강경대응책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쏟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갑 의원은 "돌발 상황 때문에 원칙과 합의가 흔들리면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연설회를 무기한 연기한다면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포함한 모든 일정도 당연히 연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춘 의원도 "가장 민주적인 선거운동이 토론과 연설이다. 이게 아니면 이번 경선에서는 음습하고 부정한 방법밖에 남는 것이 없다"면서 "국민과 당원에게 제대로 선거운동을 하게 해 주려면 전당대회를 뒤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의원은 "어제 최고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강재섭 대표가 (연설회 연기를) 제기한 것 같지만 참석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병석 의원이 먼저 문제를 제기했고, 이를 이재오 의원이 지지해 결정을 이끌어 냈다. 이는 사당화 시도"라면서 "이는 (두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24일 오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 수십 명은 여의도 한나라당사에 몰려 들어 "이명박 비호하는 지도부는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한 지지자는 이명박 캠프의 차명진, 이성권 의원의 기자회견에 항의하다 당 관계자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홍준표-원희룡도 강력 반발…"지도부가 다 이명박에 줄 섰나"
군소주자들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동연설회 자체를 연기한 결정은 사실 수긍할 수 없다. 몸싸움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책임자를 가려내 합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아무런 조치도 없이 경선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TV토론을 회피하고 유세도 가급적이면 횟수를 줄여 국민과 당원 앞에서 정견이 비교되는 것을 회피하려는 후보를 결과적으로 편드는 양상이 될 수 있다"면서 이명박 후보와 당 지도부를 함께 비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양 진영의 조직 책임자가 지휘하는 동원된 응원단을 해체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후보는 경선 참여의 자격이 없다. 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면서 "당의 조치가 미흡할 경우에는 합동 연설에 불참하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홍준표 의원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명박 당이 아니냐. 이명박 후보가 하자는 대로 (지도부가) 다 해준 게 아니냐. 이렇게 하려면 뭐하려고 경선을 하는가"라면서 "이명박 후보가 다른 후보들의 기탁금을 돌려주고 이 후보 혼자 남기고 다 사퇴해 버리는 게 낫다"면서 이 후보를 정조준했다.
그는 "TV토론 문제도 그렇고 당 지도부가 이명박에 다 줄 서있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후보들이 당원을 만날 기회는 합동 유세뿐이다. 이런 식으로 훼방을 놓는 것은 결국 조직선거, 돈 선거 하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이명박 측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반면 이명박 후보 측 장광근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합동연설회의 '잠정 중단결정'에 대한 박근혜 후보 측의 반응이 실로 기가 막히다"면서 "고뇌의 찬 당의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당화'니 '자신이 없으니 토론회 횟수를 줄이고 연설회도 피하려 한다'느니 억지를 쓰고 있다. 이는 네거티브의 전형이고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반박했다.
장 대변인은 "내가 당 대표 때 내린 결정은 모두 '구당'의 결단'이고 현재 당이 내리는 결정은 모두 '이명박 후보에 대한 편의 봐주기, 편들기'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당 대표를 지낸 박 후보가 당의 권위를 무력화시키는 모습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캠프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의 당적 문제로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진수희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가 정말 승리하기 위한 선거 캠페인을 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선대위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면서 "당에 대한 소속감이 없는 홍사덕 전 의원은 앞으로도 당원을 농락하며 당을 분란으로 몰아갈 것이 자명하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무자격자'인 홍 전 의원을 공동 선대위원장 보직에서 해촉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송호균/기자 (hilltop@pressian.com">hilltop@pressian.com)
파국으로 치닫는 한나라…"이명박당 아니고 뭐냐"
[프레시안 송호균/기자]
24일로 예정됐던 한나라당 광주 합동 연설회를 잠정 연기한 당 지도부와 경선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당 내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은 문제의 발단이 된 지난 22일 제주 연설회의 폭력사태에 대해 '네 탓 공방'을 벌이는 한 편 연설회 일정 재개 여부를 두고도 전면전을 폈다.
특히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당원들은 24일 당사에 몰려와 지도부의 조치에 강력 반발하며 진입을 시도하는 등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충돌을 우려해 경선일정을 중단시킨 지도부의 결정이 오히려 더 큰 충돌을 야기한 셈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후보는 물론이고 홍준표, 원희룡 후보까지 당 지도부의 이번 결정을 '이명박 편들기'의 노골적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후보 간 갈등의 확산은 물론이고 당 지도부의 '중립성' 문제까지 도마에 올랐다는 얘기다. 정상적인 경선이 가능할지를 장담하기 어려울뿐더러 경선 후의 거센 후폭풍도 불문가지다.
박근혜측 강력 반발, '경선연기 요구' 주장도
박근혜 후보 측의 홍사덕·안병훈 공동위원장, 최병렬 전 대표, 김무성 의원, 이혜훈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을 항의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홍 위원장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양 캠프를 불러 어떻게 된 영문인지,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입장을 듣고 결정을 해야 했던 것이 아니냐"면서 "제주 연설회 문제는 로고가 있는 티셔츠를 입은 이 후보 측 사람들이 행사장 중앙에 있는 대의원들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잠정 중단'이라고 언론에 제목이 뽑히게 한 것은 우리 쪽의 리듬도 리듬이지만, 국민의 눈으로 볼 때 수권하려는 정당에 이 정도의 관리능력도 없느냐는 오해를 받을까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병렬 전 대표는 "당의 최고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경선관리위원회에 넘길 게 아니라 양 캠프를 불러 나무랄 것은 나무라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면서 "강재섭 대표가 현명한 판단을 하지 못했다"고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이에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은 "두 분의 말씀에도 일정 부분 일리가 있지만, 그 동안 각 캠프 위원장을 수차례 만났다. 경고장과 서한을 보내는 등 무척 노력했다. 언제 양 캠프가 선관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면서 "연설회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침소봉대해서 상황을 악화시켜선 안 된다"고 '자제'를 당부했지만 캠프 내의 강경대응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전날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긴급 비상대책회의에서는 '경선 연기 요구' 등 강경대응책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쏟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갑 의원은 "돌발 상황 때문에 원칙과 합의가 흔들리면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연설회를 무기한 연기한다면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포함한 모든 일정도 당연히 연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춘 의원도 "가장 민주적인 선거운동이 토론과 연설이다. 이게 아니면 이번 경선에서는 음습하고 부정한 방법밖에 남는 것이 없다"면서 "국민과 당원에게 제대로 선거운동을 하게 해 주려면 전당대회를 뒤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의원은 "어제 최고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강재섭 대표가 (연설회 연기를) 제기한 것 같지만 참석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병석 의원이 먼저 문제를 제기했고, 이를 이재오 의원이 지지해 결정을 이끌어 냈다. 이는 사당화 시도"라면서 "이는 (두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24일 오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 수십 명은 여의도 한나라당사에 몰려 들어 "이명박 비호하는 지도부는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한 지지자는 이명박 캠프의 차명진, 이성권 의원의 기자회견에 항의하다 당 관계자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홍준표-원희룡도 강력 반발…"지도부가 다 이명박에 줄 섰나"
군소주자들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동연설회 자체를 연기한 결정은 사실 수긍할 수 없다. 몸싸움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책임자를 가려내 합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아무런 조치도 없이 경선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TV토론을 회피하고 유세도 가급적이면 횟수를 줄여 국민과 당원 앞에서 정견이 비교되는 것을 회피하려는 후보를 결과적으로 편드는 양상이 될 수 있다"면서 이명박 후보와 당 지도부를 함께 비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양 진영의 조직 책임자가 지휘하는 동원된 응원단을 해체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후보는 경선 참여의 자격이 없다. 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면서 "당의 조치가 미흡할 경우에는 합동 연설에 불참하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홍준표 의원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명박 당이 아니냐. 이명박 후보가 하자는 대로 (지도부가) 다 해준 게 아니냐. 이렇게 하려면 뭐하려고 경선을 하는가"라면서 "이명박 후보가 다른 후보들의 기탁금을 돌려주고 이 후보 혼자 남기고 다 사퇴해 버리는 게 낫다"면서 이 후보를 정조준했다.
그는 "TV토론 문제도 그렇고 당 지도부가 이명박에 다 줄 서있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후보들이 당원을 만날 기회는 합동 유세뿐이다. 이런 식으로 훼방을 놓는 것은 결국 조직선거, 돈 선거 하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이명박 측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반면 이명박 후보 측 장광근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합동연설회의 '잠정 중단결정'에 대한 박근혜 후보 측의 반응이 실로 기가 막히다"면서 "고뇌의 찬 당의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당화'니 '자신이 없으니 토론회 횟수를 줄이고 연설회도 피하려 한다'느니 억지를 쓰고 있다. 이는 네거티브의 전형이고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반박했다.
장 대변인은 "내가 당 대표 때 내린 결정은 모두 '구당'의 결단'이고 현재 당이 내리는 결정은 모두 '이명박 후보에 대한 편의 봐주기, 편들기'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당 대표를 지낸 박 후보가 당의 권위를 무력화시키는 모습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캠프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의 당적 문제로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진수희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가 정말 승리하기 위한 선거 캠페인을 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선대위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면서 "당에 대한 소속감이 없는 홍사덕 전 의원은 앞으로도 당원을 농락하며 당을 분란으로 몰아갈 것이 자명하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무자격자'인 홍 전 의원을 공동 선대위원장 보직에서 해촉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송호균/기자 (hilltop@pressian.com">hilltop@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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