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한-미 FTA 비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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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후보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찬성하면서 “피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피할 수 없는 협정을 이겨내자”고 말하자, 일부 농민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반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유일하게 협정 반대 뜻을 밝혔다.
이명박 후보는 “협정을 피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농민도 있겠지만, 이걸 이길 수 있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농업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2차 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100조원 가까운 돈을 농촌에 넣었지만, 가구당 부채는 세 배가 넘었다”며 “농사짓는 데만 돈을 대줄 게 아니라, 농업식품부를 만들어 2차 산업화를 유도하는 데 돈을 쓰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는 “(협정을) 머리띠 두르고 반대한다고 돌이킬 수 없다면 공격적으로 타고 넘자”고 말했다. 그는 “피해 보전 대책과 농촌 소득안정 대책을 확실히 마련하겠다”며 “수출 농산물 가짓수를 지금 50여가지에서 550가지로 만들어 달라.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농민들이 고품질, 고가 수출 농작물을 만드는 동안 저는 이를 외국에 제값받고 팔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자유무역협정 비준은 내년으로 미루고, 농·축산업을 살릴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세 10%를 고향이나 농어촌으로 기증하는 ‘고향세’, ‘농촌환경세’를 도입해 농촌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활용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농민 대책을 확정하기 전에 협정을 비준하면 안된다”고 말했고,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는 “협정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에게서 재원을 확보해 피해 농가를 돕는 농가소득특별안정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협정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협정이 체결되면 농업 숨통이 끊어지는데 무슨 희망이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기 안에 국가로부터 월급받는 농민 5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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