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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6.4 재보선..정치권 촉각(연합뉴스)

말글 2008. 6. 4. 00:36
내일 6.4 재보선..정치권 촉각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상헌 기자 = 6.4 재보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초단체장 9명과 광역.기초의원 43명을 뽑는 소규모 선거에 불과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의 첫 정치적 심판대 성격이 있는 데다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기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쇠고기 파동에 따른 민심 이반을 차단하고 18대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쥐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인 반면 민주당은 대선.총선 연패를 딛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정부 심판론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성난 민심'..불안한 여당 = 단 한명의 국회의원도 뽑지 않는 선거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도 내심 초조한 기색이다.

   한나라당은 기초단체장 6곳, 광역의원 25곳, 기초의원 11곳 등 모두 42곳에 후보를 냈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지역이 손꼽을 정도다.

   특히 쇠고기 정국으로 후보를 낸 거의 모든 지역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판세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애초 기초단체장의 경우 경남 남해를 제외한 서울 강동, 인천 서구, 경기 포천, 경북 청도, 경남 거창 등 5곳은 우세로 분류했지만 이 지역마저도 촛불집회가 날로 격화되면서 지지율이 큰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의원 선거 역시 쇠고기 장관고시 발표 직전에는 우세 5곳, 초경합 3곳, 백중 열세 3곳, 열세 13곳이었지만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서울 강동구청장과 인천 서구청장의 경우 현재 백중세로 돌아서 당직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재보선 특성상 낮은 투표율이 한나라당에 유리한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 쇠고기 실정에 대한 심판을 위해 20-30대가 투표에 적극 참여할 경우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고민하고 있다.

   가뜩이나 이번 재보선의 상당수가 한나라당 지자체장이나 도의원 등의 총선 출마에 따른 공백으로 치러져 민심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것.

   당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 실시지역의 80%가 한나라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데다 쇠고기 파동과 대통령 지지도 하락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고 곤혹스러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쇠고기 장관고시의 관보게재를 유보하면서 대미 추가협의를 검토하는 한편 일부 각료 등에 대한 물갈이가 예고되는 등 뒤늦게나마 민심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반전도 가능하다는 희망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권심판'..기세 오른 야당 =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열린우리당 시절 `재보선 연전연패'의 사슬을 끊고 `승리의 추억'을 만드는 계기로 삼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또 이번 재보선이 인사파동, 쇠고기 정국 등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있다고 보고 `거여(巨與) 견제론'을 부각하면서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틈만 나면 전국의 재보선 지역을 순회하며 득표전에 나서고 있고 정세균, 추미애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 등 7.6 전당대회 당권주자도 얼굴알리기를 겸한 지원유세에 적극 참여하는 총력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봉주 전략기획위원장은 "당 자체 조사를 보면 민주당 후보가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며 "적극 투표의향층에서도 6월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치고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관심은 갖는 곳은 수도권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가 실시되는 서울 강동구과 인천 서구다. 당 관계자는 "두 곳에서 한 곳만 이긴다면 재보선 패배의 악몽에서 벗어나 승리의 역사를 쓰는 단초를 마련하게 된다"며 "지더라도 초박빙 수준이라면 달라진 표심이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투표율이 당락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보선 특성상 투표율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30%선에 육박할 경우 해볼만한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유권자들이 촛불에서 시작한 성난 민심을 재보선 표심으로 표출해 이명박 정부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져주길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역시 이번 재보선이 새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개입돼 있다고 보고 `투톱'인 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대표가 전면에 나서 선거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선진당은 지역 기반인 충청권에서 실시되는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기초단체장 선거 중에는 인천 서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광역의원을 뽑는 경남 창원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고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고 진보신당은 한석 건지기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최대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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