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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동 성매매업소 전멸 직전…이르면 다음주 모두 폐업(국민일보)

말글 2008. 10. 14. 22:00

장안동 성매매업소 전멸 직전…이르면 다음주 모두 폐업(국민일보)

[2008.10.14 17:52]


[쿠키 사회] 경찰의 집중단속으로 철퇴를 맞고 있는 서울 장안동 성매매업소의 업주들 거의 전부가 이르면 다음주까지 폐업신고를 완료하고 업종을 변경하기로 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장안동 업주 대책모임의 집행부장 박모(42)씨는 기자와 만나 “한차례 폭풍으로 끝날 줄 알았던 단속이 3개월째 지속되다보니 간판 불을 끄고 상황을 지켜보던 업주들도 이제 지칠대로 지쳤다”며 “며칠 전 업주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음주 중 세무서에 폐업신고를 하고 노래방, 경락마사지, 유흥주점 등으로 업종을 전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3개월 전 경찰이 단속을 시작할 때 총 61곳이었던 단속 대상 업소 중 38곳(62.3%)이 이미 관할 세무서에 폐업 및 휴업 신고를 했으며 나머지 업소들이 다음주 폐업신고를 마치면 장안동 성매매업소는 말 그대로 ‘전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에서 바우하우스까지 이어진 거리 곳곳의 성매매업소들은 현재 영업을 모두 중지한 상태다. 기자가 13일 밤 늦게 돌아본 장안동에서는 노래방과 유흥주점, 모텔 등이 성업중인 반면 각종 휴게텔 등 변칙 성매매업소들은 전부 불이 꺼져 있었다.

4층 짜리 건물 전면에 ‘sweet massage’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던 S업소는 아예 간판이 떼어져 있었고, C업소 출입문엔 ‘3개월분 전기요금이 체납됐으니 지정된 납기일까지 납부하라’는 내용의 해지예정서가 붙어있었다.

동대문경찰서 황병관 생활안전과장은 “현재 실질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성매매업소는 한 군데도 없다”며 “장안동에서 ‘안마’라고 쓰인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하는 곳은 ‘K’, ‘T’ 안마시술소 두 곳으로 모두 안마사 자격증을 가진 시각장애인이 구청에 사업 등록을 한 뒤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업소”라고 말했다.

기존 업소가 소멸해가는 반면 ‘원정 호객꾼’들이 새롭게 등장해 활개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삼삼오오 무리지어 다니는 호객꾼들은 밤 11시쯤 장한평역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술 취한 남성들에게 접근해 “‘안마 하시죠”라며 은밀하게 유혹했다.

타지에서 온 이들 호객꾼은 길가에 미리 차를 대기시켰다가 손님을 태우고 강남, 잠실, 일산 등에 위치한 업소로 데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매일밤 두 명씩 경찰을 사복 차림으로 투입해 새로운 호객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이날 헐렁한 티셔츠 차림에 청바지를 입고 단속에 나선 장안지구대 이모(32) 순경은 “경찰생활 하면서 ‘연기력’이 필요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호객꾼들이 형사는 기가 막히게 알아봐 단속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15일로 부임 석 달을 맞는 이중구 동대문서장은 “석 달이든 넉 달이든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며 “장안동 성매매업소를 근절하겠다는 애초 방침엔 변화가 없고, 마지막 한 곳 까지 단속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글=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