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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시장은 바야흐로 ‘고구마 전성시대’ (조선닷컴)

말글 2008. 11. 16. 22:14

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칼바람 부는 겨울날,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노오란 군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한 입 베어먹는 그 맛. 겨울철 빼놓을 수 없는 묘미(妙味)다. 거리에서 예전만큼 군고구마 장사를 찾아볼 수 없다고 아쉬워하지 말자. 주위를 둘러보면 음료부터 도넛에 이르기까지 고구마가 들어간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른바 ‘고구마 전성시대’다.


H커피전문점은 고구마 음료시장의 선구자다. 지난 2005년 고구마 라떼, 고구마 마끼야또, 고구마 할리치노 등 고구마가 든 음료 3종을 출시하여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H커피전문점 김대연(38) 마케팅팀장은 “고구마 음료는 특히 겨울철에 잘 팔리며 40여개 메뉴 중 판매순위 5위에 드는 효자상품”이라고 말했다. 식품브랜드 C는 자색고구마를 비롯한 5종의 식초제품으로 지난 해 3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에도 꾸준히 고구마 관련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M도넛전문점은 지난 9월 ‘슈가고구마 도넛’과 ‘세사미고구마 도넛’ 등 고구마가 든 도넛 2종을 출시했다. C베이커리는 ‘적고구마 치즈케이크’, P베이커리는 ‘치즈고구마케이크’를 지난 8월 잇따라 내놓았다. S우유는 경남 남해산 고구마를 원료로 한 ‘고구마 담은 치즈 요구르트’를 올 초 선보였다. 피자전문점들이 피자 빵 가장자리에 고구마무스를 넣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고구마는 최고의 웰빙 식품


고구마가 든 제품이 속속 출시되는 이유는 고구마가 ‘웰빙식품’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공중파 건강프로그램에 고구마가 ‘중년의 건강을 위한 수퍼푸드’로 소개된 것도 높은 인기를 더하는 요인이 됐다. 고구마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가 들어있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성인병 예방과 혈압 저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속까지 보라색을 띠는 ‘자색 고구마’는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노화를 막고 암 예방에도 좋아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있다.


◆맛 또한 최고


또 다른 이유는 고구마 특유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 때문. P피자점이 “피자 가장자리에 둘러진 고구마에 열광하여 고구마가 한 줄 더 추가되기를 희망하는 고객들의 요청으로 고구마가 두 줄 둘러진 피자를 출시했다”고 할 정도로 고구마의 맛에 빠진 이들이 늘고 있다. 네티즌들은 “가장자리 부분의 고구마가 입맛을 돋궈준다”, “고구마 때문에 피자 가장자리까지 다 먹는다”는 등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구마 담은 치즈 요구르트’를 출시한 S우유도 “크림치즈의 부드러운 맛과 고구마의 고소한 맛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맛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고구마 다이어트


‘고구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도 최근 부쩍 늘었다. 고구마가 열량은 높지만 지방과 칼로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특히 ‘GI 다이어트(인슐린 분비가 적게 되도록 혈당지수가 60이하인 음식만 먹는 식이요법)’를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감자의 혈당지수가 90인 반면 고구마는 55로 감자의 약 60% 수준이기 때문이다. 연기자 강성연씨도 최근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우유와 고구마를 이용한 다이어트로 체중을 조절했다”고 말했다.


C베이커리 표흥기(47) 마케팅부장은 “현재 고구마 관련 제품의 매출이 높은 수준”이라며 “웰빙 트렌드에 발맞춰 앞으로도 연구 개발을 통해 고구마 제품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력 : 2008.11.16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