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고 압류했더니.." 서울시 세금체납 해결(조선)

"대여금고 압류했더니.." 서울시 세금체납 해결(조선)

입력 : 2009.12.08 14:51 / 수정 : 2009.12.08 15:14

대여금고 압류 보름만에 세금 3억3천만원 징수

서울시가 고액 체납자의 은행 대여금고에 대해 압류조치를 취하자 이들이 보름만에 밀린 세금 3억3000여만원을 뒤늦게 납부했다.

 

서울시는 "대여금고 압류 직후인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고액체납자 15명이 3억3000만원을 자진 납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1000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의 밀린 전체 세금 339억원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지난달 12일부터 은행에 대여금고를 갖고 있는 고액 체납자 384명을 가려내 이들의 대여금고 449개를 압류했다. 그러자 세금을 내지 않고 미루던 체납자들이 일시금으로 세금을 대부분 납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4년부터 종합소득세와 주민세 등 1640만원을 내지 않고 버티던  A씨는 대여금고 압류 다음날인 지난달 13일 체납 세금 전액을 일시금으로 납부했다. B씨도 2001년 부과된 양도소득세 등 6220만원을 세금고지서를 받은 뒤 8년 만인 지난달 26일 냈다.

서울시는 대여금고 압류가 미납세금 징수에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 압류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대여금고를 봉인해 사용을 못 하도록 막는데 그쳤지만, 이달부터 체납자를 은행으로 불러 내 대여금고를 열어 금고 속 재산을 공매 처분토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체납자가 금고 개봉을 끝내 거부하면 내년 1월부터는 경찰관을 입회시켜 강제로 개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대여금고는 도난·분실 염려가 없어 부피는 작으면서 재산가치가 높은 귀금속이나 채권 등 고가 재산을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억원을 체납한 C(70·광진구 구의동)씨는 대여금고에 보석을 보관하다 금고를 압류당하자 보석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살고 있는 딸의 소유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체납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부동산이나 예금 압류, 출국금지, 명단공개 등의 방법뿐 아니라 동산 압류·공매, 법원공탁금 압류 등의 조치를 취해 왔다. 하지만 은행 대여금고를 압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대여금고를 압류당한 사람은 1000만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로, 총 체납액은 394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