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비리☆불법행위

홍성군 잇단 비리사건에 민심 `흉흉'(연합)

말글 2009. 12. 28. 06:03

홍성군 잇단 비리사건에 민심 `흉흉'(연합)

(홍성=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충남 홍성군에서 최근 군청 공무원들의 비리사건이 잇따르면서 지역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홍성군에서는 이종건 전 군수가 최근 수뢰혐의로 3년6월의 징역형을 받으면서 군정이 부군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군청 공무원 108명이 연루된 `예산 빼돌리기' 사건이 불거진데다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직원의 소속부서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정부부처 업무보고에서 지역 토착세력의 구조적 비리와 관련, 홍성군의 예산 빼돌리기 사례를 거론하면서 지역주민들마저 군청 직원들에 대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1일 대전지검 홍성지청이 발표한 홍성군청 예산비리 수사결과에 따르면 이 군청 직원들은 평소 거래해오던 사무용품 업체와 짜고 돈이 필요할 때마다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서류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2005년 이후 무려 7억여원의 예산을 빼돌렸다.

   더욱이 이 사건으로 구속된 직원 2명은 각각 3천만~4천만원의 돈을 빼돌린 뒤 고급 유흥주점 술값이나 카드대금으로 유용해 충격을 줬다.

   지난 24일에는 홍성경찰서가 군청의 한 부서에 대해 이례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관내 모 사찰 증축과정에서 불법 벌목을 했다는 민원을 접수해 조사를 벌인 군청 직원 A씨가 2년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민원인들의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수사관 8명을 보내 관련 서류를 압수했다.

   군청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26일 "요즘 우리 지역의 비리사건이 자주 언론에 보도되고 있어 부끄럽다"면서 "지역의 중심이 돼야 할 조직인 군청이 이모양이니 도대체 누굴 믿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군청내 각 부서 사무실은 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다.

   한 직원은 "관공서에서 비리 사건이 터졌으니 주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체념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예산 빼돌리기' 사건의 경우 우리 지역이 좀 심했는지 몰라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어느 정도는 `관행'처럼 이뤄지던 일인데 너무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면서 "하고싶은 이야기도 있지만 변명으로만 받아들일 것 같아 말도 못하고 속만 쓰리다"고 하소연했다.

   검찰의 `예산 빼돌리기' 사건 발표 직후 이완수 군수 권한대행과 전직원 명의로 대군민 사과문을 발표했던 홍성군은 올해 종무식이 열리는 오는 31일에도 자정 결의대회를 통해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계획이다.

   yej@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12/26 16:5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