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의정☆자치행정

<민선 4기 결산> 서울시(연합)

말글 2010. 6. 20. 15:41

환하게 웃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0.6.6 kane@yna.co.kr

한강르네상스, 디자인서울 등으로 도시 경쟁력 강화
서남ㆍ동북권 르네상스 등 강남·북 격차도 완화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민선 4기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4년간 '맑고 매력있는 세계도시 서울'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오 시장은 선거 공약으로 강북 도심 부활, 강남·북 균형발전, 대기질 개선, 열린 한강 만들기, 사회복지시설 확충, 공공임대주택 10만호 공급 등을 내세웠고, 이를 '시정운영 4개년 계획'으로 구체화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현재까지 오 시장의 245개 공약 사업 가운데 78%인 191개가 마무리된 것으로 집계했다.

   ◇도시 경쟁력 강화 = 오 시장의 민선 4기 주요 목표는 '서울의 도시 경쟁력 강화'다.

   이를 위해 지난 4년간 한강의 자연성과 경관을 회복하고 수변도시를 조성하는 '한강 르네상스'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반포, 뚝섬, 여의도, 난지 등 4개 특화공원을 준공했으며, 최근에는 한강 인공섬인 '플로팅 아일랜드'를 떠받칠 부유체 3개를 진수해 9월 본격 운영을 눈앞에 둔 것이다.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중ㆍ장기 사업으로 꾸준히 발전시켜 도심 속 생태환경을 개선하고 서해로의 뱃길을 회복해 서울의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디자인서울 사업도 민선 4기의 핵심 현안이다.

   오는 10월까지 총 30곳의 '디자인서울 거리'를 조성해 공공가로시설물 외관을 개선하고 어지럽던 간판과 광고물도 정비한다.

   남산은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건물과 시설물을 철거해 자연환경을 복원하고 도시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전통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심 속 쉼터로 거듭난다.

   남산르네상스 사업은 올해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며, 이후 새로운 수요를 반영해 중ㆍ장기 계획으로 이어진다.

축하인사받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 국무위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0.6.8 jeong@yna.co.kr


   여의도 금융지구를 지정하고 마곡첨단산업용지를 조성한 것도 도시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이 곳에서는 디자인, 패션, 금융, 연구개발(R&D), 컨벤션 등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게 된다.

   벨연구소, 브라운호퍼연구소, 메트로폴리스 아시아연수원, 세계여성네트워크 서울사무소 등을 유치함으로써 동북아 중심도시로서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서울의 도시 경쟁력 순위가 2006년 세계 27위에서 2008년 12위로 오르고 서울을 찾은 외국 관광객이 2005년 602만명에서 지난해 780만명으로 증가했다.

   ◇지역ㆍ계층간 불균형 해소 = 오 시장은 민선 4기 강남ㆍ북간 격차 해소에도 역량을 집중했으며 대표적인 정책이 2008년 도입한 '재산세 공동과세제'다.

   재산세 공동과세제는 자치구 간의 재정 불균형을 완화하고자 본래 구세(區稅)인 재산세를 `특별시세 및 구세'로 공동과세하고, 특별시분 재산세 전액을 25개 자치구에 균등 배분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강남ㆍ북 자치구의 재정 격차가 이전 17배에서 5배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서남ㆍ동북권 르네상스도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추진한 대표적 정책이다.

   2008년 대표적 낙후지역인 서남권과 동북권 개발을 위해 40조원 규모의 서남ㆍ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해 현재까지 서남권 100개 사업 중 지하철 9호선 건설 등 12개 사업이 완료됐다.

   동북권에서는 120개 사업 중 북서울꿈의숲 건립 등 12개가 마무리됐다.

   여의도 한강특화공원과 관악영어마을 건립, 신월정수장 부지 공원화, 광진교 걷고 싶은 다리 조성, 수소연료발전소 설치 등도 서남ㆍ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0.6.6 kane@yna.co.kr


   공원이 드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녹지 330만㎡를 확충해 도심 속 공원을 조성하고 성내천, 불광천, 홍제천을 복원한 것도 지역간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됐다.
2007년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시프트)도 서민층한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프트는 주변 전세 시세의 80% 수준으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주택으로, 최근까지 1만가구 가량 공급됐다.

   각급학교의 교육환경 개선과 방과후 학교 지원 등 사업에 3천4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은 교육격차를 줄이려는 목적이었다.

   계층간 격차를 줄이려고 민선 4기에 투입한 복지 예산 비중은 전체의 18%에서 25%로 높아졌으며, 금액으로는 연간 2조원에서 4조원으로 늘었다.

   가입자가 저축액의 사용 목적을 정해 매월 일정액을 내면 시와 민간후원기관이 그 금액만큼 만기 때까지 추가로 적립해 주는 자립형 복지 프로그램인 희망플러스, 꿈나래통장은 저소득층 자립에 많은 기여를 했다.

   ◇시민 삶의 질 향상 = 서울 시민 삶의 질도 꾸준히 향상됐다.

   서울시는 시내버스의 천연가스버스 교체와 경유차 저공해화 사업 등 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 최근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가는 성과를 거뒀다.

   또 120다산콜센터를 도입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상담, 문자상담, 무의탁노인에게 전화를 걸어주는 안심콜서비스 등 24시간 상담체제를 갖췄다.

   여성 복지정책인 '여행(女幸) 프로젝트'와 희망플러스 통장, 아리수 실시간 수질공개 서비스 등은 유엔 공공행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굣길 꿈나무 지킴이 제도를 운용하고 학교 주변에 CCTV를 설치했으며, 여성 안심 귀가 서비스도 제공해 어린이와 여성의 안전을 배려했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을 타파하고 일하는 풍토를 조성하고자 무능ㆍ태만 공무원을 재교육하는 '현장시정지원단'을 도입하고 시와 산하기관의 경영 혁신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행정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동사무소를 통폐합하기도 했다.

   jos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6/20 07:00 송고

 

'한강르네상스' '디자인 서울' 등 여전한 논란
'여소야대' 민선 5기 가시밭길 될 듯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오세훈 시장이 이끈 민선 4기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와 '디자인 서울' 등 정책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성과를 냈지만, 일부 부작용도 생겨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울시가 한강을 개발하고 도시 미관을 정비하는 등 서울의 겉모습을 바꾸는 데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느라 정작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워진 시민의 생활을 돌보고 생태환경을 개선하는데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따라서 민선 5기 시의회의 무게 중심이 야당으로 쏠린 탓에 서울시가 중ㆍ장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상당한 제동이 걸리면서 많은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역점사업 '그치지 않는 논란' = '한강 르네상스'와 '디자인 서울' 등 정책은 오 시장의 민선 4기 역점사업이었던 만큼 엄청난 논란도 촉발했다.

   이들 사업은 6.2 지방선거 때도 도마 위에 올라, 야권 후보들로부터 '반생태적 한강 개발', '이미지만 중시하는 낭비성 전시행정' 등이라는 집중 공격을 받았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는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에 6천300억원, `디자인 서울'에 1천억원, 홍보에 1천180억원의 세금을 쏟아넣으면서 정작 시민의 삶의 질은 외면했다"고 혹평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도 "올해 서울시의 복지예산 비중이 전국 16개 광역단체 중 12위에 불과한데서 볼 때 오 시장은 4년간 복지에 미친 게 아니고 도로와 콘크리트에 미쳐 있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시민단체들은 반포대교에 분수를 설치하고 한강에 인공섬을 띄우는 등 눈으로 보이는 사업에 치중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경실련 고계연 정책실장은 "주요 정책들이 외형 치장 위주였고 토목 사업과 관련돼 있었다"며 "금융위기로 서울 시민의 빈부격차가 커지고 생활이 어려워졌는데 서울시는 하드웨어를 뜯어고치는데 신경을 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부 환경단체들은 한강 르네상스를 4대강 사업과 연관 지으며 반생태적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이현정 활동가는 "한강르네상스의 목적에는 자연성 회복이 있는데, 실제 사업 내용을 보면 돈을 많이 들인 조경공사"라며 "이대로라면 대규모 준설 공사 등 토목 공사가 불가피하므로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을 편안하고 쾌적한 도시로 만들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디자인 서울'도 여전한 논란거리다.

   길거리 간판과 택시 색상 교체 등이 불요불급하다는 시각이 있는데다, 노점상 거리를 정돈하고 가판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형편이 어려운 서민을 쫓아냈다는 불만이 나왔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강조하는 서울시 해외 홍보도 낭비성이라는 비판에 시달렸으며,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은 운영 과정에 갈등이 끊이지 않아 '소통 없는 일방적 정책 집행'의 주요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 민선 5기 시정은 험로 예상 =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이들 역점사업이 향후 4년에도 추진되겠지만, 노선이나 목표가 상당 부분 수정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출신이 주도한 민선 4기와는 달리 '여소야대'의 시의회와 구청장, 진보 교육감과 발맞춰 시정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의회 의석 3분의 2 이상을 확보한 야당 시의원들과 갈등을 최소화하고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면 자칫 다음 임기 내내 손발이 묶여 꼼짝 못할 수도 있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미 조례 제정 등의 방식으로 디자인 서울, 한강르네상스 등에 투입되는 예산 상당액을 무상급식 등 복지 분야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최규식 서울시당위원장은 최근 민주당 서울시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겉치레만 번지르르한 오 시장의 전시행정을 바로잡고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시의원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당은 서울시의회 106석 중 79석을 차지해 단독으로도 조례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일부 구청장 당선자들도 이미 오 시장의 주요 정책에 반대하며 구정 방향을 급선회할 뜻을 내비쳤다.

   노현송 강서구청장 당선자는 한강르네상스의 일부인 마곡지구 수변도시 조성 계획에 대해 "마곡지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0만평을 파서 한강물을 끌어들여 수변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전시행정의 표본이고 환경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당선자도 "난곡 GRT(유도고속차량) 문제에 대해 오 시장과 생각이 다르다"며 마찰을 예고했다.

   merciel@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6/20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