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한류열풍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성공적인통일을만들어가는사람들'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판 한류열풍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다. 강동완(왼쪽 두번째) 통일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남한 영상매체의 북한 유통경로와 영향에 대한 발제를 하고 있다. 2010.12.10 jieunlee@yna.co.kr |
`성통만사' 세미나서 탈북자증언 동영상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TV드라마 DVD 등을 통해 남한의 패션 트렌드, 헤어스타일 같은 일상적 생활문화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자단체 '성통만사'(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가 10일 '북한판 한류열풍, 무엇이 그들을 변하게 했는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공개한 탈북자증언 동영상은 북한의 이런 변화를 극명히 보여줬다.
이 동영상에서 작년 3월 양강도 혜산시에 살다가 탈북했다는 김은호(가명.38)씨는 "황해남도 연안에서는 남한의 공중파 방송을 쉽게 시청할 수 있는데, 그쪽 사람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연설도 생중계로 봤다고 한다"면서 "북한 주민의 99%는 한국 드라마를 적어도 한두번씩 봤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탈북한 신의주 출신의 이성일(가명.23)씨는 "드라마 속의 남한과 내가 사는 곳이 너무 달라 호기심이 일었고 남한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젊은층의 경우 머리 모양만 보면 한국 드라마를 봤는지 알 수 있는데 (당국이) 사회주의식 머리모양을 해야 한다고 아무리 교육해도 별효과가 없다"고 전했다.
작년 3월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탈북했다는 김영철(가명.24)씨는 "특히 '가을동화', '천국의 계단' 같은 드라마의 인기가 높았다"면서 "처음에 처벌을 두려워하시던 부모님도 나중엔 드라마를 구해오면 굉장히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언젠가 주변 친구들이 동네주민의 신고로 적발된 적이 있는데 2명만 노동단련대에 끌려가고 나머지 2명은 돈을 줬는지 풀려났다"면서 "보위부원이나 법관들도 뒤에서는 다 (남한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제자로 참석한 통일연구원의 강동완 책임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를 볼 때 집 안과 밖에서 다른 옷을 입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면서 "친구처럼 지내는 한 탈북자는 함께 실미도에 갔을 때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을 보고 `북한에서 보던 드라마'라며 매우 감격해 했다"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발제문에서 "장사 목적의 지역 이동에 대한 통제가 느슨해지면서 (남한 드러마 같은) 영상물 유통이 늘고 있다"면서 "북중 접경지역은 물론 평양 등 북한 전역의 주민들이 이런 영상물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탈북자인 동아일보의 주성하 기자는 발제를 통해 "개성공단의 남한 의류업체에서 상표를 도난당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데 북한에서 만든 옷에 한국 상표를 붙이면 비싸게 팔리기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한국 문화를 접한 북한 주민들은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남조선은 잘 사니까 우리에게 무엇인가 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통만사의 김영일 대표는 개회사에서 "한국 문화가 북한 사회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주민들 사이에) `적'이었던 대한민국이 '우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결국 통일의 주역도, 대상도 모두 북한 주민인 만큼 주민들의 마음을 더 강하게 사로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chomj@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12/10 16: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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