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장진복 기자 = 지난 8일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이 통과된 후 여야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예산 파동'에 대한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예산 파동 직후 이에 책임을 통감한 한 야당 국회의원이 사죄의 의미로 택한 방법은 바로 '절(排)'이었다. 주인공은 바로 민주당 김성곤 의원.
김 의원은 예산안이 처리된 다음날인 지난 9일 국회에서 벌어진 여야 간 충돌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한다는 의미로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3000배(拜)'를 올렸다.
김 의원 성명서를 통해 "국민들은 '제발 싸우지 말라'고 하지만 저희들은 그 기대에 여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3000배(拜)로 국민들에게 사과의 절을 올린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또 "국회가 연례행사처럼 몸싸움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가장 큰 이유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무섭게 알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3000배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르는 등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이 3000배를 올린 당일 김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김 의원을 응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3000배를 마친 후 김 의원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힘든 고행의 하루였지만 참회하는 마음으로 국민을 위하는 길이 어디에 있는가를 스스로 자문하는 기나 긴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회의원들이 '대국민 사죄'의 의미로 절을 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3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발의를 주도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정치적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렸을 당시 대표직을 맡은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절을 올렸다.
박 전 대표는 대표직 당선 직후 '사죄와 참회'의 의미로 "3000배를 올리겠다"며 조계사를 찾았으나 자홍 스님의 만류에 따라 108배로 대신했다.
박 전 대표는 조계사에서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한나라당이 잘못한 것에 대해 국민께 깊이 사과하고 참회하면서 반드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 역시 박 대표와 비슷한 시기에 '사죄'의 의미로 절을 올린 적 있다.
당시 민주당 선대위원장이었던 추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추진과정에서 한민 공조(한나라당과 민주당 공조)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사흘 동안 광주에서 삼보일배(三步一拜)를 강행했다.
추 의원의 삼보일배는 한민 공조로 인해 광주시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데 대한 사과를 몸으로 실천한 것이었다.
이밖에도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지난해 미디어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며 '기원'의 의미로 화계사에서 하루 3000배씩 총 2만 배를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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