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조계종 “천박한 MB정부와 단절”(경향)

말글 2010. 12. 18. 12:33

조계종 “천박한 MB정부와 단절”(경향)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입력 : 2010-12-17 21:58:06수정 : 2010-12-17 22:59:45

 

ㆍ교구본사 주지회의 “민주주의 유린 규탄” 결의
ㆍ원로회의도 “불심 결집, 삿됨을 끊어라” 유시


대한불교 조계종이 현 정부에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했다.

조계종 전국 교구본사 주지와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85개 사찰 주지들은 17일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원로스님들의 공식기구로 종단 최고 권위를 가진 원로회의도 불자들의 단결 등을 강조하는 유시를 내렸다. | 관련기사 5면

조계종의 전국 25개 교구본사 주지들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민족문화 외면과 민주주의 유린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주지들은 결의문에서 “정부·여당과의 관계 단절을 선언한 총무원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민족문화에 대한 외면과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유린한 새해 예산안 처리 결과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결의문은 “정부·한나라당은 천박하고 일그러진 인식으로 전통문화를 외면하고, 소통은 불통으로, 화합은 갈등으로 국민의 삶을 왜곡시키며, 종교적 편향정책으로 종교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한나라당 인사들과의 개별접촉 금지·사찰 출입 거부 △국민화합과 사회통합 정신을 저버린 4대강 사업 반대 △불교의 자주권과 자율권을 규제하는 각종 국가 법률의 반대 등을 결의했다.

원로회의도 이날 오후 “2000만 불자들은 오로지 정법을 행하라”는 유시를 내렸다. 원로회의는 유시에서 “불교계가 사회·정치 문제라 하여 무조건 방관하는 것은 옳지 않은 법”이라며 “정견을 가지고 삿됨을 끊고 오로지 정법을 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의 주지들은 결의문에서 “전통문화를 말살하려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템플스테이 국고예산 지원을 요구하지 않을 것 △정부·한나라당 인사의 사찰 출입 엄격 금지, 잘못된 정책 바로잡기 실천 △템플스테이 운영의 자긍심을 갖고 민족문화 수호를 위해 용맹정진할 것 등을 다짐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이날 중앙종무기관 확대 간부회의 등에서 “(정치권이) 개인적 인연을 동원해 종단의 힘을 약화시키려 한다면 과감하게 물리쳐야 한다”며 “이제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불사를 하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자승 총무원장은 또 “우리는 그동안 정부 예산에 의존하다 보니 아쉬운 자세, 부탁하는 자세로 살아왔다”며 “불교계가 새롭게 태어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