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재호 기자 = 헌법재판소는 28일 법인 또는 단체 자금을 정치자금으로 기부할 수 없도록 명시한 구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 조항 12조 2항에 대해 재판관 5(합헌)대 3(헌법불합치)대 1(위헌)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
재판소는 "해당 조항은 누구든지 단체의 자산이나 단체가 주도적으로 모집해 조성한 자금을 정치자금으로 기부할수 없도록 한 것"이라며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조항은 단체의 자금력을 통한 민주적 의사형성과정의 왜곡과 단체 구성원의 의사에 반하는 기부로 인한 구성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해 정치활동의 자유 및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조대현·목영준·송두환 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정치적 활동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일률적으로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해 헌법에 위반되지만, 심판대상 조항들에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내용도 포함돼 있고, 이를 구분하는 일은 국회에 맡겨야한다"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김희옥 재판관은 "조항들이 규정한 '단체'와 '단체와 관련된 자금'은 의미가 불명확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에게 예측가능성을 제공하지 못한다"며 위헌 의견을 제시했으나 소수에 그쳤다.
2005년 8월 '정치자금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 12조 2항은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을 정치자금으로 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4년 17대 총선 때 투쟁기금을 모아 민주노동당 후보를 지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신락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은 재판 중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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