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야권 잠룡 4인 주도권 경쟁 점화<세계일보>

말글 2011. 2. 11. 01:34

야권 잠룡 4인 주도권 경쟁 점화<세계일보>

입력 2011.02.10 (목) 19:19, 수정 2011.02.10 (목) 22:25

 

손학규 '민생행보', 정세균 '틈새전략'
정동영 '勞챙기기', 유시민'외연확대'

 

2012년 대권을 노리는 야권 잠룡 4인의 주도권 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민생 현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스킨십 강화’에 힘쓰는가 하면, ‘복지’ 등 판 자체를 뒤흔들 화두 고민에 총력을 쏟기도 한다. 와중에 사실상의 대선 캠프를 띄우며 먼저 치고 나가는 이도 등장했다. 2012 정권교체의 주역을 자처하는 이들의 각개약진이 시작된 것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다. 지난해 말 예산안 사태 이후 장외 노숙 투쟁을 벌였고, 올 초부터는 다시 100일간의 ‘희망대장정’을 위해 칼바람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손에 든 성과물이 적다는 점이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야권의 적자’로는 안착했지만, ‘민심’을 잡는 데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이다. 좀처럼 불붙지 않는 지지도 성적표가 근거다. 그러나 손 대표 진영은 “긴 호흡으로 가겠다”며 괘념치 않는 모습이다.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선두를 내주지 않는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유시민

손 대표로선 4·27 재보선이 1차 승부처다. 최근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 위원장을 직접 맡은 것도, 4월 재보선을 치르는 강원지사 선거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함께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를 만나 강원지사 선거 출마를 설득한 것도 마찬가지다.

 

손 대표가 잠시 ‘주춤’한 틈을 비집고 나온 경쟁 주자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날 싱크탱크인 ‘통합과 연대, 실천으로 여는 국민 시대’를 발족하고 “이제 미지의 길을 가고자 한다”며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다.

국민시대는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화여대 김수진 교수,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 등 각 분야 교수와 전문가 등 53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날 정 최고위원은 내년 대선의 최대 화두로 예상되는 복지 이슈와 관련해 ‘공동체 복지’론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부유세 도입’론을 펴는 같은 당 정동영 최고위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3공화국 시대정신에 갇혀 있다. 그의 한국형 복지는 한마디로 사이비, 가짜 복지”라고 맹비난하며 차별성을 부각했다.

복지 재원 논쟁에서 당론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며 각을 세웠던 정동영 최고위원은 보폭을 ‘노동’으로 넓히고 있다. 최근 소속 상임위를 환경노동위로 바꾸고 노동 현장 방문에도 부쩍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실업 등 노동계 현안을 집중 파고들어 야권 연대의 토대를 닦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저서 집필을 곧 마무리짓고, 3·12 참여당 전당대회 일정에 우선 주력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였던 참여당의 명실상부한 대표에 오르면 ‘원내 진출’이란 지상과제가 놓이게 된다. 작년 6·2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야권 단일후보로 출전했음에도 석패했던 그가 이번 4월 선거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자칫 ‘만년 잠룡’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