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범여주자 지지율 추이 '미세변화'(조선일보)

말글 2007. 8. 6. 08:54
범여주자 지지율 추이 `미세 변화'

  • 범여권 내 ‘제3지대 신당’이 출범하고 경선구도가 차츰 윤곽을 잡아가면서 대선주자들의 지지도에도 미세하나마 변화의 흐름이 생기고 있다.

    범여 대선주자 대부분이 오차범위 내인 5% 미만 지지율을 기록해 속단하긴 어렵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정한 경향성이 나타나면서 이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

    지지율 1, 2위인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鄭東泳)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좀처럼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손 전 지사는 지난달 한때 일부 조사에서 10%에 육박하는 지지율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다시 5~6%대로 원상복귀한 듯한 결과가 나오면서 예상보다 지지율이 오르지 못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범여권 내에서 ‘손학규 대세론’이 일정부분 형성됐음에도 그런 기대감이 반영되지 못하고, 한나라당의 검증공방 과정에서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에게서 떨어져나온 유권자가 손 전 지사로 옮겨갈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별다른 변화가 이뤄지지 못한 것.

    범여지지층을 흡수할 만한 정체성 과시가 부족했고 최근 시작된 범여주자들의 협공에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한게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는 관측도 있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최근 1~2개월이 손 전 지사에게는 10% 벽을 넘길 기회였는데 한계를 보였다”며 “정체성의 불명확성과 대표 이미지의 부족, 한나라당에서 떨어져 나온 중도층을 끌어올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게 원인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도 각종 조사에서 종전처럼 2~4%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 전 의장측은 범여권 민심의 풍향계라 할 호남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생겼다고 주장한다. 한때 호남에서 손 전 지사가 정 전 의장을 앞섰지만 최근 정 전 의장의 지지율이 계속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일례로 리서치앤리서치가 범여권 후보적합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호남에서 손 전 지사는 6월28일 조사시 정 전 의장을 23.8% 대 22.1%로 앞섰지만 지난 3일 조사에서는 16.8% 대 26.4%로 오히려 정 전 의장의 우위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

    그러나 손 전 지사측은 정 전 의장이 자신의 고향인 전북에서 전통적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호남 지지도가 높게 나오는 것이지, 광주.전남의 경우 손 전 지사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한다.

    3위권 이하에서는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의 출마 선언 이후 조 의원이 일약 3위에 랭크되면서 새로운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의 경우 조 의원을 조사대상에 넣자마자 8.1%의 범여권 후보적합도를 얻어 종전까지 3위를 달리던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6.9%)를 단숨에 앞질렀다.

    조 의원은 TNS코리아의 지난달 31일 조사에서 8.1%로 이 전 총리(5.6%)를 앞섰고, 지난달 28일 코리아리서치센터의 조사에서도 5.9% 대 5.1%로 이 전 총리를 따돌렸다.

    종전까지 ‘손학규-정동영-이해찬’ 3강체제를 형성했던 범여권 후보구도가 조 의원의 가세로 4강체제로 재편된 것이다.

    조 의원의 부상은 ‘반(反) 노무현, 반(反) 한나라당, 비(非) 김대중’이라는 독자영역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민주당 고정지지층의 기대감, ‘탄핵의 주역’, ‘미스터 쓴소리’라는 이미지를 통해 구축한 대중적 인지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친노(親盧) 진영의 대표로서 3강 체제에 편입됐던 이 전 총리의 지지율이 앞으로 어떤 흐름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와 지지기반이 겹치는 유시민(柳時敏) 의원이 출마를 선언할 공산이 높아 이 전 총리는 조 의원과 유 의원 사이에서 협공을 당하는 형국에 놓이게 되는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밖에 한명숙(韓明淑) 전 총리는 1~2%대 지지율을 보이면서 이 전 총리를 뒤쫓는 형국이고, 천정배(千正培) 김혁규(金爀珪) 의원,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 신기남(辛基南) 의원 등이 지지도 1% 안팎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