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유인촌 장관 후보자 부인 고액과외 의혹(오마이뉴스)

말글 2008. 2. 27. 09:37

유인촌 장관 후보자 부인 고액과외 의혹
총리 인준 무산... 민주당, 29일에 '부적격 장관' 청문결과와 연계 처리키로
손병관 (patrick21) 황방열 (hby)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13개 부처 및 국무위원 2명에 대한 조각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유성호
이명박 내각

이명박 정부의 첫 각료 인사청문회가 27일로 예정된 가운데 각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갖가지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통합민주당은 26일 밤 한승수 총리후보자 인준을 '부적격 장관' 청문결과와 '연계 처리' 방침을 밝혀 주목된다. 통합민주당은 이미 총리 인준을 29일로 미뤄놓은 상태다.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검증 공세가 예상보다 치열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우선 부동산 과다보유로 인해 이춘호 여성부장관 후보자가 '불명예' 퇴진한 가운데 박은경 환경, 김성이 보건복지, 이영희 노동부장관 후보자 등이 야당 의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당할 것으로 보인다. 남주홍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야당의 거부로 인사청문회 실시가 불투명한 상태다.

 

또한 140억원의 자산가로 알려진 유인촌 문화부 장관도 가족들의 재산 취득과정에 대한 의문점들로 인해 청문회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유인촌 내정자 부인 고액 과외비 수수 의혹도 불거져

 

   
정청래 통합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의 부인 통장 입금내역을 보이며 성악과 교수로 강남에서 유행하는 시간당 고액과외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유성호
정청래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26일 저녁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유 후보자 부인의 통장 거래내역을 근거로 고액 과외비 수수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이 금융기관 등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모대학 성악과 교수로 재직중인 강모씨는 2007년 3월5일~7일 각기 다른 20여명의 예금주로부터 40만~160만원 단위의 돈을 받은 것으로 되어있다.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40만원 단위로 최고 160만원씩 일정 금액이 단기간에 2000만원 안팎의 돈이 들어왔는데 이들중 2명은 'XXX연수비'라는 이름으로 강 교수에게 돈을 지급한 것으로 되어있다.

 

정 의원은 "유 후보자의 부인이 성악과 교수인데, 강남에서 흔히 유행하는 시간당 고액과외를 받은 게 아닌지 모르겠다. 왜 하루에 10여건씩 거액이 입금됐는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자신의 재산 규모에 대해 "내가 배우 생활 35년을 했는데, 그 정도 벌 수 있는 것 아니냐? 배용준을 한번 봐라"고 반문했는데, 유 후보자가 정당한 방식으로 재산을 축적했는지에 대해 의심하는 기류가 만만치 않다.

 

후보자 아들들의 예금보유액이 단기간에 크게 증가한 것도 청문회의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유 후보자의 장남(1984년생)은 2005년 4월 1400만원에서 이듬해 11월 6400만원으로, 차남(1988년생)은 2006년 2월 1300만원에서 2년 만에 3100만원으로 보유예금액이 껑충 뛴 것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자는 두 아들의 예금증가를 '봉급 저축'과 '급여 소득'으로 각각 늘었다고 설명했는데, 스무살 안팎의 두 아들이 재산 증식 과정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는 게 정 의원의 판단이다. 정 의원은 "일종의 편법증여가 있지 않았겠나 의심할 만하지만, 내일(27일)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로부터 직접 답을 들어봐야겠다"고 말했다.

 

노동부가 신임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을 위해 경력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이영희 후보자도 27일 국회 청문회에서 호된 검증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동명이인'을 구별하지 못한 실무자의 단순실수라고 해명했지만 통합민주당은 "노동부가 허위 서류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영희 후보자의 의중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27일 국회 청문회에서 쟁점화하기로 했다.

 

민주당, 총리인준 부적격 장관 청문 결과와 연계처리 방침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에 대해 김효석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손학규

한편 통합민주당은 한승수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29일로 연기시켰다.

 

최재성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26일 밤 9시부터 약 1시간동안 진행된 의원총회에 대한 브리핑에서 "내일과 모레 장관후보자 청문회의 결과를 보고 한승수 총리후보자와 정부의 태도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부대표는 "우리가 당황할 정도로 흠결이 많이 나오면서 장관후보자들이 통째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총리 한 사람의 인준여부로 보기에는 상황이 비상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총리 인준을 '부적격 장관' 청문결과와 연계 처리 방침을 밝힌 것이다.

 

그는 "초기에 거론된 박은경(환경), 이춘호(여성), 남주홍(통일) 후보자 등은 오픈게임 같아 당혹스럽다"며 "다른 후보자들도 문제가 계속 발견되면서 전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숫자의 횡포로 새정부 출범을 막고 있다"며 "국민들이 잘 판단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비판했다.

 

국무총리 인준표결이 연기로 이명박 정부 구성도 연기돼 신구 정부의 동거도 길어지게 됐다. 

2008.02.26 23:03 ⓒ 2008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