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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계 ‘대운하 병’ 또 도졌나(한겨레신문)

말글 2008. 11. 6. 10:00

MB계 ‘대운하 병’ 또 도졌나
안국포럼 의원 7명 “지역균형 대안은 대운하뿐”
김진홍 뉴라이트 상임의장 “내년 첫 삽 떠야”
한겨레

한나라당내 ‘친이명박’ 직계 의원들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이 사업은 촛불집회가 절정이던 지난 6월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뒤 사실상 폐기됐다.

 

정두언, 이춘식, 조해진, 권택기, 김영우 의원 등 안국포럼 출신 의원 7명은 5일 여의도에서 모임을 열어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을 포함한 지역균형발전 대책을 논의했다. 참석자 다수는 대운하 사업이 지방소외 논란과 실물 경제 침체를 풀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조해진 의원은 “내년 경제가 어려워지면 대규모 고용불안이 예상되는데 대운하 사업은 시작하는 즉시 고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낙후된 내륙지방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운하 사업은 이미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한 공약인 만큼 빨리 추진할수록 좋다”며 “한강과 낙동강의 물길 잇기는 나중에 하더라도 전 단계로 하천정비와 수질개선, 수자원 확보 사업은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택기, 강승규 의원도 같은 견해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우 의원도 “촛불 집회 국면에서 홍보도 제대로 못하고 접었지만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시킬 이명박표 경제동력은 역시 대운하사업 밖에 없다”며 “지역균형발전 대책 성격도 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다시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춘식 의원 등은 “여론이 좋아지면 추진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비난 여론이 더 많다. 재추진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 직계들의 대운하 살리기 움직임은 여의도 밖에서도 감지된다.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김진홍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은 4일과 5일 <평화방송>에 나와 각각 “대운하는 한국의 미래와 녹색성장을 위해서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 “내년에는 대운하 사업의 첫 삽을 떠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대운하 재추진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수도권 규제완화 반발 여론을 무마하려고 대운하 카드를 다시 꺼내들겠다는 발상에 할 말을 잃는다”며 “이미 국민적인 반발로 폐기처분된 카드를 꺼내든다면 정권이 완전히 불신의 늪으로 빠질 것이다. 불을 끈다면서 외려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한 친이 의원도 “지금 상황에서 대운하 재추진을 이야기하면 국민들에게 혼난다. 국민들이 대운하 공약을 보고 이 대통령을 찍은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