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국회의원 90% "18대 국회 임기내 개헌"(한국)

말글 2009. 9. 3. 09:03

국회의원 90% "18대 국회 임기내 개헌"(한국)

한국일보, 국회의원 전원 대상 '개헌' 설문… 53% "4년 중임 대통령제 선호"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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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회의원 가운데 90% 가량의 의원들이 18대 국회 임기 내(2012년 5월말까지)에 개헌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의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중에 개헌을 매듭지어 차기 대통령을 새 헌법에 따라 뽑자는 입장을 갖고 있는 셈이다.

또 여야 의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4년 중임 대통령제를 가장 바람직한 권력구조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일보가 1, 2일 여야 국회의원 전원(292명)을 상대로 '개헌 시기와 바람직한 권력구조'에 관한 전화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의원 175명 가운데 89.7%인 157명이 '18대 국회 임기 내에 개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18대 국회 임기 내 개헌에 반대하는 의견은 15명(8.6%)에 불과했고, 고민 중이라면서 답변을 유보한 의원은 3명(1.7%)이었다.

정당별로 보면 조사에 응한 한나라당 의원의 91.7%(99명), 민주당 의원의 86.3%(44명)가 18대 국회 임기 내에 개헌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응답한 의원의 절반을 넘는 53.1%(93명)가 4년 중임 대통령제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다음은 총리 권한을 강화한 이원정부제(24.6%∙ 43명) 의원내각제(13.7% ∙24명 )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유지(3.4%∙ 6명) 순이었다.

한나라당에서는 응답한 의원 108명 가운데 63.9%인 69명이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원정부제(22명) 의원내각제(9명) 5년 단임 대통령제 유지(3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에서도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의원이 37.3%(19명)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원정부제(17명)와 의원내각제(10명) 등을 꼽은 의원도 적지 않았다.

지역 별로는 수도권과 영남권 의원들의 4년 중임 대통령제 선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비례대표 의원들의 4년 중임제 선호 비율은 71.5%로 매우 높았다.

본보 조사에 앞서 국회 헌법연구자문위는 지난달 31일 이원정부제와 4년 중임 대통령제 등 복수의 권력구조개편안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 연구보고서를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여야 정치권이 개헌 필요성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어 논의가 진전될 것 같다"며 "하지만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면 각 정당과 대권주자들의 이해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치권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을 추진하려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 뒤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국회의원 개헌 설문] 한나라 '4년중임' 압도적, 민주 '이원정부제' 다수분산

충청권 '내각제' 다수… 호남권에선 고른 분포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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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을 추진할 경우 바람직한 권력구조로 미국식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의견이 가장 많았지만 정당 간에는 다소 온도 차를 보였다.

한나라당에서 설문에 응답한 의원 108명 중 63.9%인 69명이 4년 중임제를 압도적으로 선호했다. 반면 응답한 민주당 의원 51명 중 4년 중임제와 이원정부제를 선호하는 의원이 각각 19명(37.3%)과 17명(33.3%)으로 비슷하게 집계됐다. 자유선진당에선 4년 중임제를 지지한 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의원들의 의견은 비슷했다.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불리는 한국식 대통령제에서 드러난 권력집중의 폐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5년 단임제에서의 조기 레임덕을 막고 중임을 통한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4년 중임제를 추진하면서도 총리와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4년 중임제를 중심으로 이원정부제를 혼합하자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총리의 권한을 강화한 이원정부제를 선호하는 의원은 한나라당 응답자 중 20.4%(22명)였다. 민주당에서 33.3%(17명) 선진당에서 37.5%(3명)가 각각 이원정부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대답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원정부제로의 개헌을 바라고 있지만 당내 친이계와 친박계 간 갈등으로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의원내각제를 선호하는 의원은 선진당에 상대적으로 많았다. 선진당 응답 의원 8명 중 3명(37.5%)이 내각제를 지지했다. 민주당에서 19.6%, 한나라당에서 8.3%가 내각제를 선호했다. 이들은"이원정부제에서 대통령과 총리 간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지적하거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한 만큼 내각제를 도입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현행 5년 단임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은 응답자 175명 중 3.4%인 6명에 불과했다. 이들은 "당내 계파 갈등 해소와 대통령 권한의 축소가 선행되지 않는 한 개헌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민생 현안이 산적한 만큼 개헌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별 특징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다. 비례대표를 제외하면 강원ㆍ제주(66.7%) 수도권(56.8%) 영남권(55.4%) 호남권(36.8%) 순으로 4년 중임제 선호도가 높았다. 반면 충청 의원들 가운데 53.9%(7명)가 내각제를 가장 선호했으나 4년 중임제를 지지하는 의원은 7.7%(1명)에 그쳤다.

수도권과 영남권 의원의 과반수가 4년 중임제를 선호했으나 호남권에선 4년 중임제, 이원정부제, 내각제에 대한 선호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이는 수도권과 영남의 의석의 다수를 한나라당이, 호남 의석의 다수를 민주당이 차지한 상황에서 정당별ㆍ지역별 특징이 대동소이하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