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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건설 공정률 벌써 18%…강 숨통 조여든다(한겨레)

말글 2010. 4. 6. 05:47
‘보’ 건설 공정률 벌써 18%…강 숨통 조여든다(한겨레)
올해안 60% 목표…전체 공정률은 현재 9%
가물막이 끝나고 콘크리트 타설·준설 한창
환경오염·침수피해 논란 불구 ‘밀어붙이기’

» 경북 구미시 해평면 구미보 건설현장. 구미/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반대여론 속 공사 ‘속도전’

전체 95개 공사구간 가운데 36개 구간에서는 공사가 진행중이고 나머지 59개 구간도 곧 공사가 시작된다. 4대강의 물길을 막는 보 공사는 5일 현재 17.92%로 애초 계획(15.87%)보다 빠른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4대강 공사의 핵심인 16곳의 보 건설에는 대형건설사 11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매출 1위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한강의 강천보와 낙동강의 달성보 등 2곳의 보 건설을 맡는 등 대우건설, 에스케이건설, 지에스건설, 대림산업 등 5개사가 각각 2곳에서 보 공사를 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여주보와 죽산보 공사를 맡았고, 포스코건설·두산건설·현대산업개발·한양건설 등 6개사는 1곳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4대강 전체 공사의 공정률은 현재 9.06%다. 수계별로는 한강 9.56%, 낙동강 8.76%, 금강 12.63%, 영산강이 가장 낮은 5.75%다. 공구별로 보면, 4대강 전체 95개 공사 구간 가운데 보 16곳과 강을 준설하고 인공적으로 습지 등을 만드는 일반공구 17곳, 영주댐 등 댐 3곳을 건설하는 공사는 한창 진행중이다. 나머지 59개 공구도 이달 안에 모두 공사에 들어간다.

보 16개를 건설하는 데만 모두 1조5091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1개 보 건설에 평균 1000억원씩 들어가는 셈이다. 준설공사에는 5조1599억원이 배정돼 있다.

 

4대강 개발사업은 대부분 하루 24시간 공사를 진행해 보 기초공사와 함께 이미 토사도 3000만㎥를 준설했고 우기 전까지 7000만㎥ 이상을 파낼 예정이다.

 

지금은 하루에 굴착기 860여대, 덤프트럭 1600여대, 준설선 13척, 인력 7000여명이 동원되고 있지만 우기 직전인 5~6월에는 덤프트럭 최대 1만대, 굴착기 수천대, 준설선 최대 60척, 인력 3만~4만여명이 동원돼 일제히 강바닥과 주변을 파게 된다.

 

낙동강 굽이굽이 천리 길은 공사장을 오가는 덤프트럭이 분주하다. 강줄기를 따라 곳곳에서 굴착기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 수십대가 백사장을 파헤치고 있다. 낙동강은 물을 가두는 8개의 보 설치와 5000t급의 선박이 선단을 이뤄 다닐 수 있는 너비 200~300m, 깊이 6m의 주운수로(뱃길)를 확보하기 위한 준설로 인해 사실상 원형이 사라지게 된다. 자연이 선물한 반짝이는 금모래빛의 아름다운 강변을 그나마 보려면 올 상반기가 마지막인 셈이다.

 

가장 빠른 공사 진척률을 보이는 것은 세종시 안에 들어서는 금강의 금남보로, 지난해 5월 4대강 선도사업으로 시작돼 20%가 넘는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이 충남 연기군 금남면에 짓고 있다. 이런 속도전 공사는 수리모형실험 최종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김희국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 부본부장은 “6월까지는 공정률 40%, 연말까지 6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기를 제외한 나머지 기간은 총력전을 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16곳의 보는 내년 12월에 완공하고 준설, 생태공원·자전거길 조성, 제방 보강 등 모두 22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4대강의 모든 사업을 2012년 12월까지 끝낼 방침이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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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준설·제방-­3개 댐 “MB 임기안 완공” 총력

공사 어떻게 나눠 하나

 

4대강 공사는 크게 △16개의 보 건설 △준설, 생태하천 조성, 제방 보강, 자전거길 조성 등 일반공사 △3개의 댐 건설 등으로 나뉜다.

4대강 공사의 핵심인 보 공사는 강의 물길을 막는 가물막이를 설치한 뒤 그 안에 있는 토사를 파내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기초공사를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때 보의 기초가 되는 강바닥이 암반이면 그 위에 보를 건설하게 된다. 하지만 암반이 없으면 보가 물살의 힘에 넘어지지 않도록 강바닥을 적게는 1m, 많게는 5m 이상 깊게 판 뒤 보 기초공사를 한다. 이후 강바닥 쪽은 콘크리트벽(보)의 너비를 넓게 하고 위는 좁게 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현재는 대부분 가물막이를 한 상태에서 보의 기초공사를 진행중이다.

 

남한강에 건설중인 보 한곳을 예로 들면, 고정보의 완공 때 높이는 8m다. 강을 이 정도의 높이로 막는다는 뜻이다. 고정보는 비가 많이 오면 넘치도록 설계돼 있다. 가동보는 수문이 설치돼 고정보보다 낮다.

 

이 보의 상부(맨 위) 너비는 5m인 반면, 하부(강바닥)는 20m가 넘는다. 땅바닥을 1~2m 파서 보가 움직이지 않고 안전하도록 기초공사를 한 뒤 피라미드식으로 보를 설치한다. 낙동강의 한 시공사 관계자는 “물살의 흐름, 깊이에 따라 보의 형태를 달리 만들지만 건설하는 원리(피라미드 형태)는 같다”며 “기본적으로 강바닥을 되도록 깊게 파서 기초를 튼튼히 하고 강바닥 쪽은 넓게, 위로 올라올수록 좁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4대강의 ‘일반공구’ 사업은 대부분이 본류와 지천 정비사업인데, 강바닥 준설과 생태하천 조성, 자전거길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회마을에서 멀지 않은 낙동강 38공구는 경북 안동시 풍천동 광덕리~안동시 남후면 하아리에 걸쳐 있으며, 강바닥 9.1㎞를 준설하고 이 구간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한다. 또 12.3㎞의 자전거도로를 조성하는 데 모두 454억원을 투입한다. 낙동강 46공구인 경북 경산시 대정동~와촌면 용천리 구간은 금호강으로, 강 주변에 13㎞의 생태하천을 조성하고, 41.5㎞의 자전거도로를 만든다.

 

이 사업에는 토지 매입비 56억원을 포함해 모두 263억원이 소요된다. 4대강 일반공구의 한 공사 관계자는 “생태하천 조성공사는 강변에 나무·잔디·꽃 등을 심고 구경거리가 될 수 있게 테마가 있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조경공사”라며 “이 공사에 자전거길까지 설치하면 강변의 애초 풍경은 대부분 바뀐다”고 말했다. 생태공원 조성공사는 공구마다 강변을 따라 적게는 1㎞에서 긴 곳은 10㎞ 이상 이어지는 곳도 많다. 이 때문에 생태공원은 멀쩡한 강을 인위적으로 파헤쳐 환경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허종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