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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과연 세종의 발명품인가" (조선일보)

말글 2007. 10. 3. 00:54
연합뉴스
입력 : 2007.10.02 15:41 / 수정 : 2007.10.02 16:07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02/2007100200885.html
"한글은 과연 세종의 발명품인가"

  • ▲ MBC 최재혁 아나운서 /조선일보DB
  • MBC 최재혁 아나운서는 한글에 미친 남자다. 프로그램 제작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부서에 몸담고 있지만 해마다 한글날이면 꼬박꼬박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오고 있다.

    그가 한글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 때는 2000년. 한 공청회에 참석했다가 “지상파TV가 한글날에 한글 특집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는다”는 모 국회의원의 지적에 크게 느낀 바가 있어 한글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

    각종 서적을 뒤지며 공부한 끝에 10년치 한글 관련 프로그램 기획서를 제출해 채택됐고, 2001년 ’한글, 라후 마을로 가다’를 시작으로 MBC 한글날 특집 프로그램을 계속 기획했다.

    제작부서가 아닌 곳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이유로 비아냥거림도 들어야 했다. “아나운서국이 한글을 많이 쓴다는 이유로 한글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은 차량 부서에서 만들어야 하나?”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만드는 프로그램마다 주요 상을 휩쓸며 호평받았다. 방송위원회의 ’이 달의 좋은 프로그램’, 독립제작자협회의 ’2001년 대상’, ’2005년 비드라마 부문 최우수상’ 등을 차지했다.

    최 아나운서가 올해도 한글날을 맞아 한글 다큐멘터리를 들고 찾아온다. 7일 오후 3시30분에 방송하는 ’미스터리 한글, 해례 6211의 비밀’(연출 김유철, 기획 최재혁)이다.

    이번에는 한글을 둘러싼 다양한 기원설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다뤘다. 과연 한글은 세종의 독창적인 발명품인지에 대해 훈민정음 해례본을 토대로 과학적 추리를 시도했다.

    그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은 당대는 물론 후대 학자들로부터 한글의 독창성에 대해 의심받아왔다”면서 “이런 누명을 벗김과 동시에 한글이 왜 베낀 것이 아닌지를 밝히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제작진은 인도 구라자트와 일본 신대문자(神代文字)가 남아 있는 신사(神社) 등에서 한글과 비슷한 문자를 찾아나섰다. 한글과의 연관성 등 사실 관계를 차례로 확인한 후 “한글은 범어를 참고해서 만든 것” “한글은 원래 일본이 만들었던 문자”라는 등의 오해를 풀어간다.

    아울러 제작진은 한글 독창성의 근거를 1940년에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찾는다. 해례본 속에서 설명된 한글 창제 원리를 통해 한글이 어디에서도 빌려오지 않은 독창적인 문자임을 밝히고, 성군의 사랑과 음양오행의 이치와 철학이 담긴 문자임을 강조한다.

    최 아나운서는 “한글은 일자일음의 정확성 등에서 IT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로 최근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면서 “세종대왕의 언어학적 지식 등은 500년을 앞서 간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한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9일 한글날 기념식에서 한글 발전 유공 포상자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