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무소속 대선 출마키로..D-43 대혼돈
李-鄭-昌 3자구도 재편..보수진영 분열친이-친박 갈등증폭..朴측 `당권'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장고(長考)끝에 무소속 대선출마 의사를 굳히고 7일 오후 2시 자신의 개인 사무실이 있는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한나라당 탈당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이흥주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장고를 거듭해서 결론을 정리했다. 기자회견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 특보는 회견 내용에 대해 "정치 일선에 다시 서는 큰 결단으로 생각된다"고 밝혀 정계 복귀와 대선 출마 선언이 될 것임을 사실상 확인했다.
그가 출마선언을 하게되면 2002년 대선 패배 직후인 12월 20일 정계은퇴를 선언한지 근 5년만의 정계 복귀이자, 1997년, 2002년에 이어 세번째 대권 도전에 나서게 된다.
이 전 총재의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찬반논란이 가열되면서 여론이 양분되는 양상을 보고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성명을 통해 "지난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계은퇴를 번복하고 출마하려 했을 때 `대통령병에 걸린 사람'이라고 지탄했던 당사자가 이 전 총재였다"면서 "그런데 이제와서 보수세력을 분열시키며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병이 옮아온 것이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반면 창사랑을 비롯한 이 전 총재 지지자들은 `좌파정권을 종식시키는 확고한 정권교체'를 위해선 출마가 불가피하다고 밝혔고, 정광용 박사모 대표는 "이명박 후보로의 정권교체는 분명히 반대하며, 이 전 총재의 출마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총재 출마의 보이지 않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핵심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경선이 끝나고 두달 반이 지났지만 이긴 쪽에서 모든 것을 독점하고 패배한 쪽을 배척했으며 그 핵심에 이재오 최고위원이 있었다. 그가 사퇴하는 것이 첫단추를 꿰는 것"이라며 이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의 사퇴를 거듭 압박했다.
그는 특히 "당권 대권 분리는 (선거 기간에)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는게 맞지만, 대선이 끝나고는 독재.독점을 막기 위해 분리를 오래 전부터 규정했다. 그 정신은 지켜야 한다"며 "이 후보측에서 당의 화합을 위해 진정성있는 가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당권.대권 분리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박 전 대표가 자신에 대한 소극적 지지 마저 철회할 경우, 대선가도에서 엄청난 곤경에 처할 수도 있는 이 후보측은 박 전 대표측의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중이다. 그러나 `이대로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 속에 정면돌파를 주장하는 강경 목소리가 세를 얻고 있다.
이 후보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초청 특강에서 "시대가 변하고 세계가 변화하고 있는데 한국의 정치는 아직도 제대로 변하지 않고 있다"며 "미래로 나가지 못하고 과거에 붙들려 있고, 밖을 보지 못하고 안에 매여 싸움을 하고 있다"고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정치과잉이 정치위기를 초래했고,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나는 선진화로 가는 새로운 정치의 길을 열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 전 총재 출마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발표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직접 만나뵙고 출마의 변을 듣고 싶다"며 "한나라당과 함께 정권교체할 수 있도록 끝까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전 총재가 두번이나 자신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 주고 눈물을 삼킨 한나라당을 저버리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만약 그런 행동을 한다면 정권교체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핵심측근은 박 전 대표측의 당권.대권 분리 요구에 대해 "경선 이후 뒤로 빠져 있다가 이 전 총재 출마설이 나오니까 `불난집에서 튀밥 주워 먹겠다'는 심산 아니냐. 화합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박 전 대표측이 화합을 위해 한 일은 도대체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측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측의 요구는 이 후보를 흔들려는 계산"이라며 모든 것을 무시하고 `이명박식 정치'로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선을 불과 43일 남겨 놓고, 압도적 지지율 1위 후보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의 내분 사태가 이번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된 셈이다.
출마 선언도 하기전에 지지율 20% 이상을 기록하면서 이 후보에 이어 2위로 올라선 이 전 총재가 출마를 공식선언하면 이 후보의 대세론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며, 올 대선은 `이명박-정동영-이회창' 3자 대결 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후보 등록일(25-27일) 이전까지 대선가도엔 무수한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여론의 추이가 최대 관건이다. 이 전 총재가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지지율 상승세가 가속화 될 경우 `판'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출마 선언후 지지율이 정체 또는 하락 현상으로 나타날 경우 그가 대선 행보를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알려진 투자자문사 BBK 전 사장 김경준씨의 이달 중순 귀국과, 범여권 후보 단일화의 성패 또한 대선의 중대변수로 꼽히고 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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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 [2007-11-06 17:20 송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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