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돈봉투 추문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 서울시의회가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기환 의장과 김 의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시의원 30명의 처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26일 오후 2시 본회의장에서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등 후반기 원구성 이후 첫 임시회인 제175회 임시회 개회식과 1차 본회의를 잇따라 열고, 9일간의 회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본회의에 앞서 진행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나, 개회식에 이어 진행된 첫 본회의에서 그 누구도 김 의장과 김 의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의원들의 처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5분 발언' 최다 횟수를 자랑하는 민주노동당 소속 이수정 의원도 이날 임시회 개회에 앞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이 개최한 기자회견에 얼굴을 비쳤을 뿐 본회의장에서는 침묵을 지켰다.
특히 이날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도 돈봉투 의원에 대한 처분 논의가 아닌, 정부의 의정비 삭감에 대한 전국시도의회의장단협의회의 의결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이에 따르기로 결정했다.
이후 구속 기소된 김 의장을 대신해 의사봉을 잡은 김진수 제1부의장은 의정비 삭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의정비 가이드라인'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개회사를 통해 드러냈다.
김 부의장은 "일부 언론에서 지방의원들이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고 정부도 지방의원의 의정비 삭감 법령을 준비하는 등 외적인 환경이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소속 한 의원은 "대부분 이러다 끝날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김 의장의 재판결과와 검찰의 기소 여부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 사건을 맡은 검찰은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30명 모두를 기소할 것인지, 혹은 범죄의 경중을 따져 일부만 기소할 것인지 등의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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