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증인으로 출두한 13명의 한나라당 서울시의회시의원들 경찰조서 부인
2008. 9. 5(금)
4일 오후2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김귀환 서울시의회 의장에 대한 공판에서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일부 서울시 의원들 9명이 증인으로 참석해 지난 공판에 이어 입을 맞춘 듯 하나같이 경찰조서의 잘못을 지적하며 “자신들이 받은 돈은 뇌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달 29일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동훈, 류관희, 윤학권, 이강수 의원들도 “김 의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선거와 관련된 뇌물이 아니고 격려금이다”라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을 번복,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심지어 김귀환 의장과 개인적으로 돈을 빌린거라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광만)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한 고정균, 김광헌, 김철환, 김충선, 도인수, 민병주, 박종환, 박찬구, 박홍식 의원이 참석하여 증인심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는 9명의 증인들에게 ‘의원님은 증인이기도 하지만 뇌물 등 수수혐의 피의자 신분이기도 하여 이후 의원님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선서를 거부하고 증언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알리고 ‘그래도 증언을 할 것이냐?’고 물어도 이들은 한결같이 증언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어 증언대에서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대로 말하며 만약 거짓이 있다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라는 선서를 하고 검사와 변호사의 질문에 답변을 했다. 그런데 이들 9명의 답변은 하나같이 금전수수와 관련해서 “의장선거를 인지하고 돈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댓가성을 부인했고, 자신들이 받은 돈은 “당대표가 국회의원선거에 관례상 준 격려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 중 도 아무개 시의원은 ‘자신의 아들 결혼식 축의금으로 미리 준 것으로 생각했다’면서도 일부 의장선거와 관련한 댓가성을 인정하는 듯해 김 의장으로 부터 "선배님 죄송합니다만 왜 하지도 않은 말을 추측해서 말하냐"며 핀잔을 듣기도 했으며, 받은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아들의 이바지 음식 등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나중에 있은 자신의 아들 결혼식에는 ‘축의금을 받지 않았고 방명록에도 이름이 없었다’ 주장하며, 돈을 받은게 꺼림직해서 뒤에 김의장 계좌로 송금했다고 했다.
또 받은 이유와 사용처도 “아내의 딸 출산 찬조금으로 생각했으며 통장에 입금시켰다”고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김 아무개 시의원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 사용한 시의원들의 원고비를 써주고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고, 민 아무개 시의원은 “김 의장으로부터 100만원이 든 봉투 2개를 받아 하나는 자신이 갖고 다른 하나는 시의원에게 전달”하기도 했으며, “전에도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50만원을 받은 바 있다” 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고 아무개 시의원은 자신은 “한나라당 서울시의회 경선관련 선거관리위원회를 만들어 김귀한 의장이 선출된 한나라당 경선 선거규칙을 만든 책임자(간사)로 활동하느라 누가 출마했는지 관심도 없었으며, 받은 봉투는 세어보지도 않고 자신의 비서 등에게 줬다”고 말했다.
그리고 4월 말경 "김 의장은 경쟁후보로 예상되는 사람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자기앞수표 10장이 복사된 것을 보여주며 의장선거에 출마하면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있음을 자신에게 말했다"며, 그래도 "김 의장은 협박에 굴하지 않고 출마하여 당선됐으며, 그 협박 이후에는 김의장은 돈을 쓰지 않았다"고 말해 검사측으로 부터 관련된 날자를 질문받았다. 거기다 자신은 "김 의장을 협박한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증언대에 선 시의원들은 증인심문과정에서 “경찰조사가 자신이 한 말과 다르다”며 경찰조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고, 심지어 어떤 시의원은 ‘경찰조서는 재판과정에서 부인하면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알고 ‘경찰조서의 잘못된 점을 적극적으로 나서 지적하지 않았다’하여 재판부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100만원이 적은 돈이 아닌데 왜 주는지도 묻지도 않고 그렇게 쉽게 받아도 되느냐”라는 질문으로 증언대에 선 서울시의원을 머뭇거리게 하며 양심적 증언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재판부는 김 의장에게 “이렇게 많은 시의원들이 와서 증인신문에 나서는데 이를 보는 피고인은 어떤 느낌이 드느냐”라는 질문을 해 “죄송하다. 느낀 점이 참 많다. 여러 가지로 반성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날 출두한 9명의 시의원들은 ‘6월 19일 실시한 의장선거에 나설 출마예상자를 언제 알았는지 또 김 의장의 출마사실은 언제 알았냐’라는 질문에도 입을 맞춘듯이 한결같이 ‘5월 말에서 6월 초 등이라는 대답과 서울시의회 한나라당 시의원 경주연찬회(1박2일:5/15~16)를 전후해서 알았다’고 대답하여 지켜보는 이들을 황당하게 했다.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측은 "돈을 준 시점이 총선을 코 앞에 둔 시점"이라며 "의장선거가 아닌 총선에 모두 바빴던 상황"으로 "서울시 의회에는 수십명의 재선의원에 3선 의원도 있다"며 "돈을 받은 의원들은 재선이었던 김 의장이 의장선거에 나갈 것이란 예상을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뇌물죄와 관련없음을 부각시키려는 듯 햇다.
다음 공판은 9월 11일 오전 11시 우재영, 윤기성, 이재홍, 이진식, 정교진, 최상범, 최홍규, 허준혁 의원을 불러 증인심문을 하고 김귀환 의장에게 피고인 심문을 할 예정이다.
▲위 그림은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2008. 7. 17일 기사로 서울중앙지방경찰청이 밝힌 '서울시의원 '돈선거'의 진상은?'이란 기사에서 발췌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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